"라이벌이자 친구와 정말 맞붙어 보고 싶다".
능글능글한 '자신감 미소'를 되찾은 넥센 히어로즈 김성현(21)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롯데의 차세대 김수완(21)과의 맞대결을 원했다.
김성현은 1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냈다. 3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은 2개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선발로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유망주 그늘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그러자 2008년 2차 지명을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신인의 패기로 신인왕과 40세이브에 도전하겠다"고 말하며 주체할 수 없는 자신감과 당찬 포부를 밝히던 때로 돌아갔다. 신인 시절 좌절한 김성현은 작년과 올 시즌 내내 기죽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코칭스태프가 김성현의 구위보다 잃은 버린 자신감을 되찾는데 주력했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다시 본연의 능청스럽고 쾌활한 성격을 되찾은 것이다.
김성현은 "나는 공을 던지는 것만 했다. 포수 강귀태 선배와 송신영 선배의 조언이 있었다"고 여유를 보였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얹었을 뿐'이라는 수상소감으로 더 유명해진 영화배우 황정민을 흉내낸 말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날 SK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김수완에 대해 "수완이가 완봉승을 했더라. 그래서 나는 오늘 1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노렸다"고 농담을 섞은 승리 소감을 밝혔다.
김성현과 김수완은 1989년생 제주관광고 동갑. 하지만 대구에서 전학을 간 김성현이 1월생으로 선배지만 유급이 되면서 친구가 됐다. 김수완도 로테이션이 무너진 롯데 선발진에 가세, 최근에는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 지난 17일 SK에서는 완봉승까지 거뒀다. 김성현은 "어제(17일) 완봉승을 축하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씹더라. 그 복수로 오늘 수완이로부터 전화가 왔길래 일부러 받지 않았다"며 소심한 복수를 했다고 통쾌해 하기도 했다. 그만큼 친숙한 사이라는 것을 강조한 말이었다.
그러면서도 김수완에 대해 "정말 착하고 순진한 친구다. 고교 때부터 서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아직 한 번도 누구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수완이와는 프로 마운드에서 붙어보고 싶다. 그러면 무조건 내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부터 거의 두 달 가까이 2군에 머문 김성현은 투구폼 찾기에 집중했다. 스프링캠프 때 가지고 있던 투구 밸런스를 시범경기 때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성현의 최근 호투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잠시 잊었던 해답을 되찾은 것이었다.
김성현은 "2군에서 올라오면서 스스로에게 '뭐가 하나 부러져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며 "이제 1군에서 절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letmeout@osen.co.kr
<사진>김성현-김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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