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비록 퓨처스 올스타전에 뛰고 있지만 내년에는 꼭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습니다".
지난해 7월 19일 춘천 의암구장. 1군에서 기대한 바를 이루지 못한 프로 3년차 외야수는 퓨처스 올스타전이 끝난 후 "내년에는 꼭 1군에서 우뚝 서겠다"라고 밝혔다. 표정은 웃고 있었으나 굉장히 분에 찬 어조였다. 1년 여 전 그렇게 눈빛을 반짝였던 손아섭(22. 롯데 자이언츠)이 다시 제 페이스를 찾고 있다.

손아섭은 지난 18일 문학 SK전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좌완 고효준으로부터 쐐기 우월 투런을 뽑아내는 등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리며 팀의 9-5 승리에 공헌했다. 손아섭의 올 시즌 성적은 98경기 2할9푼8리 8홈런 36타점.(18일 현재)
부산고 시절부터 이미 천재타자로 각광받았던 손아섭은 2008시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를 모으며 80경기 3할3리 3홈런 17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췄다. 이듬해 그는 야구를 더욱 잘하기 위해 손광민이라는 이름을 손아섭으로 개명하는 등 시즌 전부터 의욕을 비췄으나 1군에서의 성적은 34경기 1할8푼6리 3홈런 4타점에 그치고 말았다.
절치부심 끝에 맞은 프로 4번째 시즌. 손아섭은 시즌 초반 3할 대 중반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하며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던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예비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지며 주전 좌익수 자리마저 잠시 잃고 말았다.
중심타자 홍성흔의 왼손등 부상으로 다시 잡은 선발 출장 기회.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위력을 내뿜었다. 주장 조성환이 3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손아섭에게 다시 2번 타순의 기회가 왔고 손아섭은 선발 라인업 복귀전에서 위력을 떨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경기 후 그는 "그동안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던 데다 팀을 위해 힘을 보태지 못해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경기 전 선발 출장이 예정된 뒤 '제 역할을 하며 기회를 주신 데 대해 보답해야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며 타석에 들어섰고 결과가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시즌 초에 비해 몸 컨디션은 오히려 지금이 좋은 편이에요. 기술적으로는 그 당시보다 더 좋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정신적인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지난 2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롯데지만 손아섭은 더 큰 무대를 밟고 싶어했다. 준플레이오프만이 아닌 플레이오프, 나아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고 싶다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1경기, 1경기를 한국시리즈 7차전처럼 집중하며 뛰고 싶습니다.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팀 승리에 공헌한다면 팀 성적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저 또한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