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영화제 측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좋게 평가했다.
1시간 분량의 베타 테이프로 영화제 메인 섹션인 스페셜 스크리닝 섹션에 '악마를 보았다'의 초청을 확정 지었던 토론토 영화제 측의 프로그래머 지오바나 펄비(Giovanna Fulvi)가 풀 버전의 영화를 본 소감을 전해왔다.
지오바나 펄비는 폭력성에 초점이 맞춰진 국내의 논란과는 달리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명료한 누아르 스릴러로 규정하며 제목 '악마를 보았다'에 걸맞는 악마를 구현한 두 배우를 루시퍼로 칭하고 높은 연기력에 찬사를 보냈다.

또 김지운 감독이 현재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독특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감독 중에 하나 임을 증명하는 영화라고 평가하며 '악마를 보았다'가 가진 영화적 깊이와 힘, 그리고 새로움에 대해 다층적인 면을 골고루 상찬하는 진심 어린 리뷰를 보내왔다.
완결본을 보지 못하고 정했던 애초의 결정에 후회가 없음은 물론, 좋은 영화를 초청하게 되어서 영광이라는 코멘트도 함께 전했다.
아래는 토론토 영화제 측 리뷰의 전문이다.
[원문]
I saw the devil when I first watched Kim Jee-woon’s last film for TIFF’s programme.
The evil of this world that immolates the bodies of women on the altar of abuse and male power is at a base of this limpid thriller-noir that confirms Kim Jee-woon as one of the most prominent, distinctive voices of Korean cinema today.
A tense narrative drives the dramatic suspense and supports a philosophical meditation on the dark abysses of human soul devastated by blind vengeance and pain. Lee Byung-hun and Choi Min-sik incarnate with performances of rare strength, two demigods, fallen to the depth of relentless violence who are spiralled down recondite hells, like modern Lucifers.
토론토영화제 프로그래밍을 위해서 김지운 감독의 최신작을 보면서 처음 ‘악마’를 보게 되었다. 학대의 제단 위에 여성들의 육체를 희생시키는 세상의 악과 남성 권력이 이 명료한 느와르 스릴러의 근간이 되며 김지운 감독이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독특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감독 중에 하나 임을 증명하고 있다.
긴장감 높은 내러티브는 극적인 서스펜스의 원동력이 되며 맹목적인 복수와 고통에 의해 파괴된 인간 영혼의 어두운 심연에 대한 철학적 명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과 최민식은 보기 드문 연기력으로 두 명의 반신반인, 마치 끈질긴 폭력에 깊이에 빠져 알 수 없는 지옥 속으로 소용돌이 치면서 떨어진 현대판 루시퍼들의 화신으로 분하였다.
한편, 김지운 감독의 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프랑스에 배급한 데 이어 <악마를 보았다> 또한 시나리오 단계에서 감독과 작품에 대한 신뢰로 가장 먼저 구매를 결정했던 프랑스 배급사 ARP의 대표 미셸 할버스타트(Michelle Halberstadt) 또한 완성본을 본 후, "We found the film gripping, fascinating, shocking, provoking, and ultimately, strangely moving".“영화는 눈을 뗄 수 없고, 매력적이며, 충격적이고, 분노를 자아내며, 궁극적으로는 이상하게도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며 슬프고 지독한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의 감성에 집중하는 코멘트를 보내왔다.
디렉터스 컷으로 상영될 '악마를 보았다'에 대한 해외 영화제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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