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린 그곳에 가면 애국가-다크 투어리즘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8.19 15: 42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남북 기류가 심상찮다. 천안함 사건 의혹도 그렇고 연이어 터진 통일세 논란 역시 수많은 민주열사들이 목숨을 잃어가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평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가 막 지난 19일 민주주의와 남북 평화를 위해 고난과 역경을 견뎌왔던 그의 정신이 더욱 그리운 이유다.
 
▲다크 투어리즘이란?

재난이 일어났거나 역사적 비극이 벌어졌던 곳을 찾아가 교훈을 얻는 여행을 말한다. 이 용어는 1966년에 처음 등장했지만 2000년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언대학의 교수 멜컴 폴리와 존 레논이 함께 지은 책의 제목으로 쓰이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크 투어리즘의 사례들은 많다. 9‧11테러가 발생했던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있던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히로시마의 평화박물관, 난징대학살의 역사를 담은 중국 난징박물관,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등이 그것이다.
 
▲상하이_독립운동 현장
중국 근·현대 경제사의 중심에 서 있는 상하이는 우리나라의 근대사의 아픔을 함께 나눈 곳이기도 하다. 매원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29일 일본 국왕 생일에 맞춰 거행된 전승 축하식장에서 폭탄을 투척했던  장소인 홍구(홍커우)공원과 일제시대 국민의 단합과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상해임시정부유적지가 이곳에 있다. 지금은 노신공원으로 바뀐 이곳에는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비와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 내에는 윤봉길 의사의 흉상과 사진자료, 그리도 의사가 당시에 남긴 글들과 함께 홍구공원에서 의사가 폭탄을 투척할 당시의 자료 영상이 전시돼 있다. 근처 상해임시정부 유적지는 중국과 수교로 인해 되찾아 복원됐다. 전체 건물 중 일부만이 보존돼 있어 아쉬움은 남지만 애국심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하다.
 
▲DMZ_한국대표상징물
참 아이러니(역설적)하다. 철조망에 지뢰와 피아 초소로 무장된 살벌한 곳이지만 그 이름만큼은 ‘어떤 총칼도 존재할 수 없다’는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다. 전세계에서 유일한 정전선(停戰線)인 이곳은 한반도 동서간 155마일(248㎞)을 무려 4㎞폭으로 지른다. 분단 후 반세기 동안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DMZ은 때문에 우리나라의 제일 맑고 깨끗한 청정관광지로 손꼽힌다. 전쟁과 평화, 생태, 자연이라는 테마와 함께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시대를 뛰어 넘는 기회를 부여해 오늘날 가족여행 및 학생들의 견학 코스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양구에서는 두타연 트레킹 및 병영체험, 생태식물원,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군부대 방문)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단동_분단의 경계선
단동(丹東)은 한민족에게 그리움과 상처가 혼재된 결국, 현실의 국경선과 다르지 않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이곳은 여전히 한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상기시켜 주는 삶의 접경지대인 셈이다. 단동을 가려면 대련이나 심양을 경유하거나 페리를 타고 가면 약 16시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런 수고를 감수하고도 한국인들은 단동을 찾는다. 특히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백두산을 가다’ 편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단동을 찾기도 했다. 단동은 동북3성의 전초기지로서 고구려 유적지는 물론 한민족의 역사가 담긴 여행지 및 백두산으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압록강 철교(사진). 단동시 문화광장을 거쳐 가면 마주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끊어진 이 다리는 흉터자국처럼 남아있다. 그 옆에 중국과 단동을 잇는 중조우의교가 새로 건설됐다. 모터보트나 소형 유람선을 타고 북한 영토 근처까지 가까이 갈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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