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킬러'작뱅, 쿠바 투수 만나자 홈런 펑펑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8.20 08: 04

LG 트윈스 '작뱅' 이병규(27)는 '쿠바킬러'라는 특이한 별명이 있다.
이병규는 무명이던 2008년 7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 입국한 세계최강 쿠바 야구대표팀을 상대로 LG 퓨처스(2군)과 연습 경기에서 홈런 2방을 날리며 매스컴을 통해서 자신을 알렸다.
당시 비록 연습 경기였지만 이병규는 1회말 선제 좌월 투런홈런을 날린 데 이어 4-4 동점이던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백스크린을 맞추는 중월 130m 끝내기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쿠바 대표팀을 깜짝 놀라게 했다.

2년여가 지난 8월 19일. 이병규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상대 선발은 쿠바 국적의 좌완 투수 프랜시슬리 부에노(29)였다. 부에노는 2008베이징 올림픽 쿠바대표팀은 아니었지만 지난 2004년까지 대표팀의 일원으로 쿠바 국기를 달고 세계대회에 참가했던 대표팀 출신이다.
19일 경기 전 이병규와 부에노는 기자를 통해서 서로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오후 3시경 타격 연습을 하던 이병규에게 오늘 선발 부에노가 쿠바 출신이라는 말과 함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 쿠바와 연습 경기에서 홈런 2개 친 거 기억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병규는 "그때 제가 홈런 쳐서 쿠바 깼어요"라고 가볍게 웃으며 농을 던졌다.
 
오늘도 부에노를 상대로 홈런을 치고 쿠바 킬러의 모습을 보여 줄 거냐고 묻자 이병규는 가벼운 웃음만 지으며 타격 케이지로 들어갔다. 서용빈 코치의 배팅볼이었지만 이병규는 부에노의 공을 친다고 주문을 걸었는지 연속해서 타구를 외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5시 30분경에는 3루측 덕아웃에서 몸을 풀던 부에노를 만났다. LG 등번호 24번이 2년 전 쿠바 대표팀을 상대로 홈런 2개를 쳤다고 귀띔 하자 "아 그러냐"며 "조심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은 1회 맞대결했다. 설마했다. 그러나 이병규는 1회말 1사 1,2루 첫 타석에서 부에노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한복판에 들어온 체인지업(130km)을 끌어 당겨 중월 3점포를 날렸다. 시즌 10호로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이었기에 더 뜻 깊었다.
경기 후 이병규는 "특별히 쿠바 선수라는 의식은 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만큼 남은 경기에서도 더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하며 환한 미소를 머금고 경기장을 가로 질러 라커룸으로 향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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