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부상'과 이원석의 충격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20 07: 00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유망주. 그러나 경쟁자 한 명이 추가된 순간 부상으로 인해 아시안게임 출장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19일 대구 삼성전서 오른쪽 중지 부상을 당한 이원석(24. 두산 베어스)의 이야기다.
 
이원석은 19일 대구 삼성전 도중 1회 강봉규의 3루 강습타구를 처리하던 도중 오른손 중지 끝 부분을 부상당했다. 송구에 어려움이 있어 교체된 이원석은 단순 타박상으로 생각하고 얼음찜질을 했으나 계속된 통증으로 검진을 받은 결과 전치 4주에 이르는 골절상으로 밝혀졌다.

 
올 시즌 100경기에 출장해 2할6푼8리 8홈런 49타점(20일 현재)을 기록한 동시에 부상으로 인해 수비가 어려웠던 주포 김동주의 자리 3루를 꿰찼던 이원석. 특히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험받던 중이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KIA 감독 또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던 그를 주시하고 있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갑작스러운 부상은 선수 본인에게 큰 충격과 같다.
 
사실 올 시즌 이원석은 팬들이 모르는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다. 타격 면에서도 무언가 보여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민했던 동시에 자신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경기 후에는 '보충 훈련'에도 힘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이범호(소프트뱅크)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고심했던 이원석이다.
 
"(이)범호 형 합류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더 치열해지겠네요. 일단 제 임무인 수비 열심히 하면서 타격감을 빨리 끌어올려서 어필하겠습니다". 휴식일이던 지난 16일 대구로 일찌감치 내려갔을 때 이원석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자신의 장점인 수비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시점이 너무도 안 좋았다.
 
당초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던 조동찬(삼성)이 김상현(KIA)과 함께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19일 당한 부상인지라 이원석은 더욱 위축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그날 부상을 당한 이원석은 4주 진단으로 인해 포스트시즌에서나 출장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가 오는 9월 10일 경 확정되는 만큼 부상이 이원석에게 미치는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이제 마음 비웠습니다. 동찬이 형도 합류했는데요, 뭘". 부상 직후 그가 던진 짧은 한 마디에는 그간 기울였던 노력과 기대감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는 허탈감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소속팀 두산에도 이원석의 전열 이탈은 뼈아픈 것이 사실. 김선우를 비롯한 투수진은 "3루로 느릿느릿 굴러가는 타구도 재빠르게 잡아내 송구하는 이원석 덕택에 부담없이 던질 수 있다"라며 이원석의 수비력에 만족감을 표시했으나 한동안 그의 수비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오재원, 김재호도 3루 수비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김경문 감독은 "3루 자리에는 이원석이 알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던 바 있다. 2위 싸움에 돌입한 현 상황에서 김 감독은 앞으로 하나의 카드를 빼고 순위 상승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기량을 인정받아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당연한 영광이다"라며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원석. 한 순간의 부상으로 인해 고개를 떨군 이원석의 모습에 팬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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