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이 달라졌다. 그래서 구단이나 감독도 고민이다.
KIA 외국인투수 아킬리노 로페즈(34)가 실력도 나아지고 행동거지도 달라졌다. 지난 19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등판, 7이닝동안 2실점으로 막고 시즌 3승째를 따냈다. 후반기들어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이다.
후반기에서 피홈런은 단 2개. 33이닝동안 10자책점을 기록해 방어율은 2.73을 기록하고 있다. 투구패턴의 강약을 조절하고 마운드에서 쉽게 흥분하는 조급성을 다스리면서 나타난 성적표이다. 자신도 2승을 거두었다.

로페즈는 올해 1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승수는 3승에 그쳤다. 타선지원과 수비지원을 받았다면 충분히 10승을 했을 것이라는게 팀내의 평가이다. 잘 던지고도 승수를 거두지 못하자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덕아웃 돌출행동으로 이어졌고 '그라운드의 악동'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5000 달러짜리 벌금도 맞았다.
그렇다면 로페즈는 내년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 적어도 전반기까지는 아주 불투명했다. 악동 이미지, 안하무인격으로 쉽게 흥분하고, 작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자 재계약 불가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렸다.
그런데 후반기들어 착한 로페즈로 돌변하고, 마운드에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승수를 따내기 시작하자 생각이 달라졌다. "어디에서 이 만한 외국인 투수를 뽑아올 수 있겠느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후반기만큼 해준다면 무슨 걱정이겠느냐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잔류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악동에서 순한 양으로 바뀌자 자신을 바라보는 사늘한 눈빛도 달라진 것이다. 이래저래 로페즈는 올들어 극적인 뉴스인물로 손색이 없는 듯 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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