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20)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오지배'라는 별명답게 오지환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LG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항상 밝은 웃음과 함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그의 얼굴에서 웃음과 자신감을 훔쳐간 건 다름아닌 수비 실책이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기에 다른 누군가를 탓할 수도 못한다. 때로는 여러 사람들의 비난도 받고, 따가운 눈총도 느낀다.
20일 넥센전에 앞서 잠실구장에서 만난 오지환은 "요즘 수비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올 시즌 오지환은 104경기에 출장해 23개의 실책(20일 현재)을 저질러 불명예스럽게도 실책 1위에 올라있다. 한두 번도 아니다 보니 이제 스스로가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오지환이 수비에서는 실수가 있지만 타격만 놓고 보면 그의 가치는 대단하다. 풀타임 첫 해지만 그는 21일 현재 2할6푼의 타율에 78안타 13홈런 51타점 56득점 13도루를 기록하며 두산의 양의지, 넥센의 고원준 등과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이다.
경쟁자인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5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한발 짝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지환도 양의지의 맹활약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요즘 무섭게 치시더라고요. 그런데 신인왕도 좋지만 지금 저에게는 수비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1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만큼 호쾌한 타격이 자신의 장점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지환은 "홈런을 많이 치는 것도 좋지만 수비가 우선"이라며 재차 "오직 수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 이러다 2군 내려가게 생겼어요"라며 자신에게 강한 주문을 걸었다.
그러나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오지환에 대해서 "매우 잘 하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일 경기 전 LG 덕아웃 근처에서 오지환을 만난 강정호는 "(오)지환이 볼 때마다 '오, 나의 경쟁자'라고 말한다. 지환이는 이제 풀타임 1년차다. 실책도 저지르지만 수비도 정말 잘하고 있다. 난 3년차인데 힘들어하지 않느냐"라며 "지환이는 정말로 능력 있는 유격수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