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인 무장을 상징하는 '농군패션'도 그다지 소용이 없었다.
SK는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에만 5실점, 4-5로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 전 대전구장에 나타난 SK 선수들의 옷차림에서는 비장함이 내비쳤다. 주장 김재현을 비롯해 포수 박경완까지 선수 전원이 스타킹을 올려 신은 농군패션으로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내일부터 모두 올려 신어". SK 주장 김재현은 지난 19일 문학 롯데전이 끝난 후 이렇게 말했다. 선두를 달리는 SK였으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5연패라는 결과에 앞서 선수들이 스스로 내용에서 불만을 통감하고 있었다. 2위 삼성이 무섭게 따라붙고 있어 오히려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이날도 썩 달라지진 않았다. 포수 박경완은 2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철벽 불펜 정대현과 이승호는 각각 안타와 홈런을 내줘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게다가 2루수 정근우와 1루수 박정권은 한화 이상훈의 타구를 서로 미루다 결승타로 바꿔 버리고 말았다. 최정과 이호준의 연속타자 홈런, 박정권의 홈런으로 3득점 했으나 평소 강조하는 조직력의 SK답지 않은 득점이었다.
이로써 SK는 시즌 최다인 6연패 수렁에 빠져 들었다. 김성근 감독이 SK 부임 후 최다인 7연패(2009년 7월 4일 사직 롯데전~15일 잠실 LG전)에까지 바짝 접근했다.
이를 예견한 듯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제 특타(특별타격 훈련)는 없다"며 '특타 중단'을 선언했다. 매너리즘에 빠진 선수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이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실천해야 한다. 그저 하겠다는 마음만 가져서는 안된다", "생각없이 방망이만 휘두르면 안된다", "똑같은 모양새로 한 달 내내 변화가 없다" 등. 김 감독은 다양하면서도 강한 어조로 선수들의 안이한 훈련 태도에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스스로 원하는 특타가 아니라 시켜서 억지로 하는 특타는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2위 삼성이 이기면서 2경기차까지 쫓기게 된 SK는 특타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 과연 올 시즌 최대 위기를 어떻게 탈출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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