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입단 13년차. 지난 12년 동안 타율 3할, 20홈런을 한 번도 넘기지 못했던 선수가 있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22일) 112경기에 출장해 3할3푼1리의 타율과 25홈런은 기본이고 94타점을 올렸다. 지난 2000년 현대시절 박경완(SK)이 세운 한국프로야구 역대 포수 최다 타점(95)에 1개차로 다다른 선수가 있다. LG 트윈스 '안방마님' 조인성(35)이다.
조인성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4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2방을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안방마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한 눈에도 급상승한 그의 공격력에 야구팬들 뿐 아니라 기자들까지도 "올 시즌 타격이 좋아진 능력이 뭐냐"고 자주 묻곤 했다. 이에 대해서 조인성은 21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인성의 머릿속과 가슴 한 구석에는 2009년 이맘 때 상처가 있었다. 그는 "작년에 정말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다"며 "올해 무더위와 싸우며 온 몸을 날려 공을 잡다 이곳 저곳에 멍이 들었다. 힘들기도 하지만 경기를 뛸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며 이마 위에 맺힌 굵은 땀방울을 오른 손목에 낀 아대로 닦아냈다.
조인성은 지난해 8월 6일 잠실 KIA전 4회초 경기 중 투수 심수창과 사인을 주고 받다 마운드 위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사건 직후 LG는 자체 벌금과 함께 둘 모두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도중 충돌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가 문제였다. 이로 인해서 많은 욕을 먹었다. 마음 고생도 심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겨울 굳은 마음을 먹고 야구선수인 만큼 야구로서 모든 것을 걸겠다고 다짐 후 운동에만 집중했다. '간절함과 열심'이 올 시즌 변화된 조인성을 증명하고 있다.
전날 투수리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에이스' 봉중근의 시즌 10승을 안긴 조인성은 "(봉)중근이의 10승을 꼭 챙겨주고 싶었다"고 운을 땐 뒤 "이제 2개 남은 포수 타점 신기록을 빨리 깼으면 좋겠다. 기록만 나오는 것보다 팀 승리에도 연관됐으면 좋겠다"며 다음 경기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4강권에서 조금은 멀어진 팀 성적에 대해서도 "물론 힘들겠지만 마지막까지, 133번째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나를 비롯한 모든 LG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안방마님'이라는 단어는 안방에 거처하며 가사의 대권을 가지고 잇는 양반집의 부인을 높여서 이르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야구에서 '안방마님'은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 투수의 공을 온몸으로 받을 뿐 아니라 경기 전체를 조율하며 살림을 이끄는 이를 가리킨다.
매일 경기 전 타격 연습을 하며 "아무리 무더워도, 힘들어도 경기에 나가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는 조인성이 현재 LG '안방마님'을 하는 이유기도 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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