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김태호 PD, "한여름 밤의 꿈이 악몽으로"..프로레슬링 우롱설 진실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8.22 08: 26

프로레슬러 윤강철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부터 우롱 당하고, 챔피언 박탈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에 대해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직접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무한도전'은 장기 프로젝트 '프로레슬링 특집'을 진행, 지난 19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WM7 프로레슬링 특집 경기를 열었다.
하지만 경기 직전, 제작진에 도움을 줬던 윤강철 선수 등이 프로레슬링 우롱설을 주장, 보이콧을 선언하며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태호PD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일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PD는 "조용히 입 다물고 윤강철 선수와의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가슴 안에서 곰삭혀 버리고 싶었다. 우리가 만든 오해 우리가 끌어안자. 그러나, 자꾸 인터넷에 등장하는 소설에 이 글을 쓴다"라고 말문을 연 후, 논란이 됐던 5가지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출연료 문제에 대해 김 PD는 "윤강철 선수의 출연료 지급은 정확하게 4월 19일에 지급됐다. 방송녹화 경험이 없던 윤선수에게 촬영 전에 출연료 지급에 대한 언급을 안했던 건 저희 잘못"이라면서 "하지만 4월 5일부터 시작된 MBC총파업 때문에 모든 청구 및 경리 업무가 지장이 있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거듭 조금만 기다려달라 부탁드렸으나, 거듭 '이 일을 인터넷에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본인 입장에서는 빛독촉이라 생각했겠지만, 저희 막내작가 입장에서는 겁을 먹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결국 작은 불미스러운 일로 큰 일 퇴색될 수 있다는 판단에 4월 19일 저희 청구서 담당 조연출이 사비로 60만원 입금했고, 본인은 파업이 끝난 후 6월 초에야 정산 받았다"라고 말했다.
"출연료 40만원 지급 약속은 애초에 없었다. 협회에서 출연료 30~40만원 들었다고 하셨는데, 협회쪽과 출연료 얘기한 적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푸대접 문제에 대해서는 "윤 선수도 차량지원 필요 없고 본인 차량으로 오신다고 했었다. 저희 프로그램은 워낙 스태프나 물량이 많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아서 한회에 차량 렌트비만 수백만원씩 사용된다"라며 "선수 세 명 모시는 차량 비용 얼마나 한다고 그 먼 곳까지 대중교통과 도보로 오게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  김 PD는 "솔직히 저는 윤선수가 챔피언인 것을 8월 19일 경기 당일 기사보고 알았다. 중간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동호회 수준인 저희 WM7 합숙에 진짜 선수들이 등장 놀라게 해주자는 콘셉트 아래 프로레슬러를 섭외했고, 신한국프로레슬링 협회에서 윤강철 선수를 소개시켜 주셨다"라고 회상했다.
프로레슬링 우롱 문제에 관해서는 "프로레슬링이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위상을 떨어뜨릴 정도로 안 좋은 일인가? 이건 반대로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우롱이다. 방송 끝까지 관심있게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지고 있다. 제 기억에 수십년 동안 TV 예능프로에서 다뤄졌던 프로레슬링 특집은 대부분 코믹한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따지면 프로레슬링에 대한 우롱은 누가 한 건가? 저희가 장충경기장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를 하면서 협회에 미리 얘기하지 않은 것도 아쉬울 수 있는 문제지 잘못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네 번째 문제, '협회와 왜 같이 시작하지 않았나'에 대해서는 "협회나 프로레슬러와 손잡지 않고 프로레슬링에 접근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저희도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저희가 스포츠도전 아이템을 시작할 때 스포츠협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았지만, 항상 협회를 위한 아이템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한도전'은 어떤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들이나 프로레슬링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면 훨씬 과정이 쉬었겠지만, 여러 입장이 엮이다 보면 기획의도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 아래 저희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무한도전'의 성격을 강조했다.
코치로 활약했던 손스타의 전문성 문제도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김태호PD는 "손스타는 전문 레슬러는 아니지만 열정과 관심은 잘 알려져 있다. 이종격투기 해설가 천창욱씨의 소개로 전직선수 포함 여섯 명의 코치 아래 부천, 군포, 봉천동, 강남 등지에서 훈련했다. 경기를 서너 달 앞두고 부터는 평촌에 있는 체육관 옥상에 있는 상설 링에서 땡볕 아래 홀로 연습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김태호PD는 이번 논란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지난 4월에 끝난 윤강철 선수와 무한도전 제작진 간에 이미 끝난 얘기를 8월 19일 경기 시간에 맞춰 확대 해석하고, 일방적인 주장만 보도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 년 잘 키운 아들 돌잔치에 부모된 마음으로 한복 차려입고 손님 맞으려 하는데 '조화'가 배달된 기분 아실런지"란 비유로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음 주부터 WM7 경기를 2회에 걸쳐 방송한다. 경기를 보고 프로레슬링을 우롱했다고 생각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반년 전의 기억으로 얼굴을 붉히는 것은 당사자에게 상처만 남긴다. 무한도전레슬링협회 'WM7'은 8월 19일 꾸었던 한여름 밤의 꿈을 악몽으로 마감한 채 해단 한다"고 전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nyc@osen.co.kr
 
<사진> 김태호 PD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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