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구대성, "호주서 선수생활 2년 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22 14: 04

"가장 열심히 야구를 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대성불패' 구대성(41)이 한국에서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18년 동안 오직 한 팀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만큼 구대성의 표정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리고 아들의 교육을 위해 떠나는 호주에서 선수생활을 계속 이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대성은 22일 오후 1시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유성호텔 8층 스타볼룸에서 실시한 공식 은퇴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많고 2007년 부상과 수술 등으로 재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때문에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 기로에 서게 됐다"면서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아쉽고 미련이 남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30년 하나만을 보고 달려 온 야구를 이제 내려 놓을 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꼽은 구대성은 향후 계획에 대해 "코치 연수를 갈까 고민했다. 그런데 저희 애가 호주에서 공부하다 프로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오는 11월부터 2월까지 팀당 40경기를 하는데 거기서 선수로 뛰기로 했다. 2년 동안 야구를 더 할 계획"이라고 깜짝 발언했다.
이어 "팀은 시드니 블루 삭스다. 한국에서는 은퇴지만 또 한 번의 선수를 경험할 것 같다"면서 "비자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6주 정도 걸린다 들었다. 나오면 바로 나갈 것이다. 계약은 아직 한 상태가 아니라 가서 해야 한다.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2006년 제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배영수에게 이치로를 맞히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구대성은 "당시 이치로의 30년 발언을 들었다. 선수로서는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이었다. 그래서 배영수와 대기실에서 피칭을 하면 농담삼아 맞히면 1만엔을 주겠다고 했고 배영수가 진짜 맞힙니까라고 말해 그렇게 됐다. 영수에게 잘했다고 말하며 1만엔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뉴욕 메츠 시절 랜디 존슨에게 안타를 때린 후 홈까지 쇄도한 상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안타를 치고 순간 나도 모르게 머리에서 홈으로 뛰라는 신호가 왔다. 그래서 뛰었다. 사실 아웃됐지만 심판이 세이프라고 선언했다"면서 "그 때 어깨 뼈에 타박상을 입었다. 보름 정도 빠져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계속 마이너리그에 머물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대성과 일문일답이다.
 
-아마시절 정민태부터 이상훈, 진필중, 정민철, 송진우 등 라이벌이 많았다.
▲아마 때부터 다 라이벌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같이 가는 야구 동반자로 서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도와준다고 생각했다.
-마음에 든 별명과 여러 타이틀 중 애착 가는 것은
▲'대성불패'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 이유는 투수로서 가장 먼저 붙은 별명이라 더 애착이 간다. 아쉬운 게 있다면 탈삼진왕을 못한 것이다.
-순간순간 선택을 많이 했다. 후회되는 선택은 없었나. 해외진출 하고 싶은 선수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본도 가고 미국도 갔다. 일본보다는 미국을 더 가고 싶었다. 결국 37살의 나이라는 좀 늦은 나이에도 가고 싶어 선택했다. 후회한 적 없다. 재미있었고 거기 있었기 때문에 더 오래 할 수 있었다.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은 어리고 한국에서는 최고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아직 수준이 높다. 변화구 한 가지라도 더 개발하면 충분히 승산있다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다. 포수 조경택과 포옹한 사진을 지금도 보면서 추억하고 있다.
-앞으로 진로나 향후 계획은
▲코치 연수를 갈까 고민했는데. 저희 애가 호주에서 공부하다 프로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호주와 미국 메이저리그 등을 고민하다 결국 호주야구협회에 공문을 보냈다. 오는 11월부터 2월까지 팀당 40경기를 하는데 거기에 선수로 뛰기로 했다. 2년 동안 야구를 더 할 계획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팀은 시드니 블루 삭스다. 한국에서는 은퇴지만 또 한 번의 선수생활을 경험할 것 같다. 그렇다고 100% 선수생활은 아니다. 여러 국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배울 것도 많고 내가 가진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코치 연수보다는 경기 하면서 많이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서 선택했다.
비자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6주 정도 걸린다 들었다. 나오면 바로 나갈 것이다. 계약은 아직 한 상태가 아니라 가서 해야 한다. 연봉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2년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쳤는데
▲현진이가 캐치볼도 같이 하고 많이 따라 다녔다. 사실 귀찮아서 가르쳐줬다. 나 역시 송진우 선배에게 배웠다. 현진이가 송진우 선배가 우상이라 말해 진우형에게 배우라고 했지만 귀찮게 해서 어쩔 수 없었다. 현진이는 습득력이 상당히 빠르고 공을 갖고 놀 수 있는 만큼 빨리 배워 써먹었다. 나는 팜볼과 비슷한 체인지업이지만 현진이는 그것을 응용해서 자기에게 맞게 던지는 편이다.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은
▲그런 것은 없다. 굳이 잊고 싶다면 졌던 경기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한화 팬들에게 한마디
▲선수생활 때 응원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한화, 한국 야구팬들이 더 많은 관심으로 응원해 주시고 모든 선수들에게 관심을 주셨으면 한다. 또 다른 선수들 많이 나오면 응원주셨으면 한다.
떠나면서 아쉬움 많지만 지금 더 할 수 있다고 할 때 은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떠남으로써 다른 후배들이 뛸 수 있다. 가장 열심히 야구를 한 선수로 남았으면 좋겠다.
-영구결번 욕심은
▲없다. 다른 선수가 쓴다면 흔쾌히 내줄 수도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대전=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