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탄천구장의 안타까운 '모래밭 축구'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8.22 20: 16

"그라운드에 초록색과 노란색의 추상화가 그려졌네요".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요즈음 속상한 일이 많다. 홈구장인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의 관리 문제로 축구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고르지 못한 바닥으로 선수들에게 최악의 경기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탄천종합운동장은 잔디 관리에도 실패하면서 '모래밭 운동장'이라는 악평까지 받고 있다.

양잔디가 더위에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탄천종합운동장은 심각한 수준이다. 사이드 쪽은 아예 말라버리면서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잔디가 없으니 짧은 패스는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공이 굴러가기 일쑤다. 패스 게임은 기대할 수도 없는 셈이다. 선수들도 부상을 걱정해 몸을 사리니 관중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기도 나오지 않는다.
성남을 방문하는 원정팀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성남과 경기를 치렀던 구단의 관계자는 "성남만 오면 선수들이 감을 잃는다. 패스가 자기 맘대로 되지 않으니 그러는 모양이다"며 "이 부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성남도 할 말은 있다. 경기장 관리는 성남시 시설관리공단의 몫이기 때문이다. 성남은 경기장을 이용할 뿐이다. 성남에 쏟아지는 비판이 억울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이상 기후가 겹치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계 관계자들은 성남 측에서도 잔디 보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푸른 잔디를 자랑하는 경기장도 있기 때문이다. 역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수원 삼성이 대표적이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잔디가 참 파랗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성남도 그렇지만 전북도 잔디 상태가 심각하다. 양잔디는 25도 이상의 기온이 5일만 지속돼도 고사한다. 그래서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 골프장에서는 그린 주변에 대형 선풍기를 틀어놓기도 한다는데 구단들도 이런 부분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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