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라. 꼭 술 한 잔 같이 하는 거다."

KBS 1TV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전우'가 눈물의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22일 방송된 '전우'는 피보다 진한 전우애를 부각시킨 마지막 전투신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막을 내렸다.
특히 과거 사랑하는 사이였던 국군 분대장 이현중(최수종 분)과 인민군 대위 이수경(이태란 분)의 눈물 겨운 마지막 만남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한 두 사람은 서로를 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수경이 결국 다른 국군의 총에 맞으면서 현중은 죽어가는 수경을 붙들고 이루지 못한 사랑 앞에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수경 역시 죽음을 맞았고 홀로 남겨진 현중은 연인을 떠나 보낸 슬픔과 전우들을 잃은 아픔을 달래야 했다.
이후 현중은 태극무공훈장을 받고 공로를 인정 받았다. 현중의 상상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같이 한 분대원들이 자리해 모두 함께 훈장을 받으며 뭉클한 마무리가 이뤄졌다. 물론 극중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때였다. 국군은 다시 38선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전우'는 MBC 수목극 '로드넘버원'과 더불어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 제작된 특집극으로 각광 받았다. 민족사에 아픈 기억의 파편, 6.25전쟁을 소재로 전쟁의 참상과 전우애를 다뤄 기성세대와 청소년들에게 각각 다른 의미로 어필했다.
지상파 3사 중 SBS는 6.25 특집극 제작에 손을 놓은 상태에서 MBC와 KBS의 두 작품은 가치가 높았다. 시청률, 장삿속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억하거나 배워서 익숙한 6.25전쟁 스토리, 고통의 기억들을 재구성한다는 것만으로도 60주년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데 가치가 있었다.
'전우'는 평균 10% 초반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주말극 2위 자리를 지켰다. 수목극으로 편성된 MBC '로드넘버원'이 한 자릿수로 고전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성적이지만 야심찬 기획 의도와 제작비, 주, 조연 배우들의 맛깔 나는 라인업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건을 시의적절하게 재조명했다는 점과 더불어 최수종 이덕화 이태란 임원희 김뢰하 정태우 남성진 홍경인 안용준 이인혜 등 신구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며 선보인 명연기는 '전우'에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한다.

주인공을 맡은 최수종은 물론 연기파 배우로 정평 난 김뢰하, 임원희, 이덕화 등의 열연은 '전우'의 감동을 높였다. 또 안용준, 류상욱, 이승효 등 신인급 연기자들의 일취월장 연기력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 요인이었다. 고정 출연 배우 외에도 이인혜 이채영 등 중간 투입됐거나 중도 하차한 연기자들의 존재감도 상당했다.
시청자들은 방송 중간 게시판을 통해 "모두 다 죽다니, 너무 아쉽다", "이렇게 다 죽이다니.. 잔인하다", "다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인 줄은 알았지만, 역시 최고다", "그동안 배우들의 열연에 울고 웃었다", "오랜만에 뜻 깊은 드라마 한 편을 본 것 같다"는 등의 소감을 올렸다.
한편 '전우'는 오는 28일 스페셜 방송이 예정돼 있으며 후속으로 29일부터 한일병합 100주년 5부작 특집극 '자유인 이회영'이 방송된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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