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이 '3자리수 도루' 강조하는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23 10: 16

"도대체 언제 3자리수 도루를 하고 만거야".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가장 큰 변화는 도루다. 한대화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강조한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가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전력 누수로 시즌 최하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화지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상대에게 분명 위협이 되고 있다.
한화는 23일 현재 98개의 팀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8개 구단 중 6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91개를 기록하고 있는 8위 롯데와 겨우 7개 차이에 불과하다. 1위 삼성이 성공시킨 136번의 도루와 비교하면 분명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럼에도 3자리수 도루는 한화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9년만의 3자리수 도루 '-2'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한 감독은 갑자기 "우리 팀이 언제 세자리수 도루를 기록하고 만 것인지 좀 뽑아보라"고 팀 직원에게 지시를 내린 후 "아마 최근에는 그런 적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결국 한화가 마지막으로 3자리수 도루를 기록한 해는 2001년으로 밝혀졌다. 올해 100도루를 달성하면 9년만에 3자리수 도루가 되는 셈이다. 그 해 한화는 135개의 도루로 8개팀 중 당당히 선두를 달렸다.
당시 김수연이 42도루를 성공시켜 롯데 정수근(52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강석천(19개), 데이비스(15개), 장종훈(11개), 이영우(10개) 등 팀내 5명이 두자리수 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2002년(94도루) 2003년(78) 2004년(82) 2005년(62) 2006년(65) 2007년(48) 2008년(97) 2009년(69) 8년 동안 단 한 번도 3자리 도루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도루, 득점력 보완하기 위한 방편
한 감독은 바로 전날(20일) SK전에서 도루를 성공시킨 김태완을 보고 "늦은 발이 아니다. 올 시즌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한 것이 기록적으로 볼 때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하며 뿌듯해 했다.
이렇듯 한 감독이 '스피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득점력이었다. 한화는 작년 다른 7개 구단이 모두 세자리 도루를 기록할 동안 유일하게 두자리수 도루에 머물렀다.
 
그러나 팀 홈런은 SK(166개)에 이어 2위(164개)를 차지했고 팀 안타도 4위(1241개)였다. 팀 득점이 7위에 불과했으나 내보일 것이 많았다. 김태균(지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가 여전히 건재했던 만큼 득점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다이너마이트 화력을 지닌 방망이가 위협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한화는 아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프로야구로 가면서 득점력을 기대할 만한 곳이 없어졌다.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보강되지도 않았다. 플러스가 될만한 전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류현진 원맨팀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결국 한 감독으로서는 짧은 시간안에 팀 전력을 높힐 수 있는 것은 소위 '슬럼프가 없는 발'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한화는 올 시즌 도루 실패가 56번에 달한다. 60번인 SK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만큼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체적으로 특출한 스피드를 지닌 선수들이 없는 한화가 서서히 뛰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한 감독도 "요즘 보면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상대 배터리들이 경계하는 것 같다"고 스프링캠프부터 열심히 뛰었던 보람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현재 한화에서의 도루는 헐거워진 타선을 조금이나마 보충하는 요소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래 제대로 전력을 갖출 한화에서 '빠른 발'은 분명 확실한 플러스 전력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