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옥주현이 때 아닌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 2’에서 심사위원을 맡았을 당시 선배가수 현미에게 버릇없게 굴었다는 이유 때문에서다. 이와 함께 출연자에 너무 심한 말을 한 것 아니냐며 “거만하다”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옥주현은 지난 20일 방송된 ‘슈퍼스타 K 2’에서 가수 현미, 이승철과 함께 춘천지역예선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대선배 현미의 발언 도중 말을 끊는 등 예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특히 오디션에 응시한 4인조 그룹 ‘떠돌이라디오’에 현미가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이승철도 “함께 합격처리하자”고 말한 상황에서 옥주현이 “가성 빼고 못 알아듣겠다”, “목에 계속 무리가 가고 있다” 등 자신의 주장을 펼친 부분이 네티즌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녀는 또 제작진을 향해 “따로 뽑아도 되느냐”고 물은 후 “연우 씨만 합격을 드리고 싶다”며 남성 참가자에게만 합격을 줬다.
해당 방송분은 방송이 나가자마자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들었다. 시청자들은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대선배의 평가를 너무 맞받아치는 것 아니냐", "시청하는 내내 불편했다” 등 옥주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그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슈퍼스타K 2’ 제작진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의 색깔이 같으면 심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시즌 1에서 이효리가 언니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윤종신이 재미있는 심사평, 이승철이 독설을 맡았던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면서 “인신공격성 발언도 없었을 뿐더러 (옥주현은 응시자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짚어 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 회 심사위원을 구성할 때에는 이 같은 점이 고려된다. 따뜻한 말로 긴장을 풀어주는 심사위원과 듣는 이의 마음은 아프겠지만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충고하는 이를 함께 배치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쓴소리를 내뱉는 악역은 이승철이 맡아왔지만 이날만큼은 옥주현이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역할을 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옥주현이 이날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이유 없는 비판을 가했던 것도 아니다. 그녀는 전문가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솔직하게 전달했을 뿐이다.
특히 출연자가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 ‘Memory’를 부른 이후 그녀가 “뮤지컬에서는 오히려 저렇게 부르면 안된다”고 쏘아댔던 건 분명 타당했다. 뮤지컬 배우의 발성은 가수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알아듣지 못 하겠다”고 말한 부분도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점이 전달력이기에 당연한 지적이다. 그렇지만 선배가 호평한 이에게 악평을 쏟아냈다는 부분만 부각되면서 비난의 화살이 쏠린 상황이다.
오히려 옥주현은 전문가다운 면모를 과시하는 동시에 외모에 대한 평가가 계속될 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뚱뚱한 체형의 오디션 응시자에게 현미와 이승철이 “20킬로그램은 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 그녀는 “나도 데뷔 때 78kg이었다”고 말해 당황해 하는 응시자를 다독였다.
언론 보도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더욱 크게 부각된 면도 없지 않다. 저마다 ‘옥주현 논란’을 끄집어내며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마치 그녀가 선배에게 몹쓸 일을 한 것처럼 몰아갔다는 얘기다. 정작 당사자인 현미는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말이다. 결과적으로 옥주현은 버릇없는 후배 가수로 낙인찍혔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달콤한 말은 당장 듣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개인의 발전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문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칭찬만큼 독이 되는 것도 없다.
프로패셔널을 꿈꾸는 오디션 현장에서는 더욱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인기 리얼리티 쇼 ‘아메리칸 아이돌’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이 큰 인기와 명성을 얻었던 비결도 지망생들에게 부족한 점을 꼬집는 독한 심사평 덕분이지 겸손한 태도나 친절한 말솜씨가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슈퍼스타K 2’ 연출을 맡은 김용범CP는 “옥주현 본인의 실력도 좋지만 이미 가수 지망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인지 하나 하나 꼼꼼하게 체크해 가며 심사를 하더라. 더욱이 자신의 아끼는 학생들을 가르치듯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고 어떻게 하면 그걸 보완해 나갈 수 있을 지 가르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며 “만약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심사위원으로 다시 초대하고 싶다”며 옥주현을 두둔했다.
한편 논란이 됐던 ‘떠돌이라디오’ 팀은 슈퍼위크에 진출했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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