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불방망이를 휘두르다가 페이스 급락으로 인해 잠시 출장 기회를 잃었던, 그러나 이제는 보무당당한 타선 필수 요소로 다시 자리를 찾은 손아섭(22. 롯데 자이언츠)이 데뷔 첫 한 시즌 10홈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올 시즌 3할4리 10홈런 39타점(21일 현재)을 기록 중인 손아섭은 지난 21일 사직 두산전서 8회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4-4 대승에 기여했다. 특히 손아섭은 이날 쏘아올린 솔로 아치로 데뷔 첫 10홈런에 성공했다.

주로 2번 타순으로 출장 중인 손아섭의 10홈런은 그저 개인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테이블 세터 요원이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은 밥상을 차리는 의미를 뛰어넘어 직접 섭취할 수 있는 파괴력까지 갖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
선수 본인 또한 그에 대한 고무적인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타 팀 테이블세터 요원에 비해 도루 능력이 출중하지는 않지만 10홈런을 때려냈다는 점에서 본인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던 모양이다.
"이택근(LG) 선배가 먼저 10홈런 고지(11홈런)를 밟긴 했지만 택근 선배는 고정적으로 1,2번 타순에 나서던 선수가 아니잖아요. 그에 반해 저는 2번 타순에서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기보다는 빠른 발을 갖춘 손아섭이지만 그의 올 시즌 도루 갯수는 5개에 불과하다. 그 대신 손아섭은 앞선에 배치된 준족 김주찬을 더 빨리 득점권 기회로 이끄는 것을 뛰어넘어 타점 양산에까지 힘을 내뿜고 있다. 22일 경기에서 타점 행진이 멈췄으나 그 전날까지 손아섭은 4경기 연속 타점에 성공했다. 타순이 다르지만 손아섭을 가리켜 '홍성흔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선수로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팀 선배의 칭찬도 이어졌다. 주장 조성환은 손아섭의 최근 활약에 대해 "대견하다"라는 말을 꺼냈다. 부진으로 인해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던 시즌 중반에도 스스로 준비하며 다음 기회를 스스로 노리고 있던 점에서 대견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손아섭은 "아직 제가 목표했던 데 반도 안 됩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3할 대 초반의 타율을 더욱 끌어올려 2번 타자로서 걸맞는 정확성을 내뿜고 싶다는 뜻.
방망이를 짧게 잡고 매섭게 휘두르는 스윙이 매력적인 손아섭. 출장 기회 속에 조금 더 주전 선수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손아섭이 앞으로도 팀 승리에 확실한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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