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소현감' 윤희석, "'구미호' 성공, 우리도 놀랐어요"[종영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8.24 09: 22

"그죠? 놀라셨죠? 저희들도 놀랐어요."
KBS 2TV 납량특집극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썩소현감' 조현감 역을 연기한 배우 윤희석은  작품이 의외로(?) 선전한 사실에 대해 스스로도 기대이상의 성과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우위를 점했던 MBC '동이'와 SBS '자이언트', 대작들 틈바구니에서 어렵게 트인 숨통이었다. 올 여름 브라운관에 유일무이 납량물이란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던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오늘(24일), 종영을 앞두고 10%중반에 가까운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박은 아니지만 쪽박 안 찬 것만도 다행 아닌가. 예상 외로 선방한 것 같다고 하자 윤희석은 "그러게요. 솔직히 제작비도 많지 않았고,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도 않았는데... 급하게 편성이 잡히고 매회가 생방 스케줄이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 모두 놀랄 정도예요"라며 나름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희석은 이미 낯익은 배우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윤두수(장현성 분)가 사는 고을의 수령으로 그와 구미호의 딸 연이(김유정 분)를 악랄히 괴롭히는 악역을 소화했다. 그러나 앞서 뮤지컬과 영화 쪽에서 잔뼈가 굵은 윤희석은 주로 착한 역할, 피해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익숙했다고. 그래서 더더욱 이번 악역 캐릭터가 마음에 들고 재미있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시작해서 '록키 호러쇼', '그리스'. '헤드윅' 등 뮤지컬을 많이 했었죠. 그 때부터 생긴 팬들이 대부분 2, 30대인데 이번 드라마하면서는 초등학생 팬들도 많이 생겼네요. 기분이 참 색달라요."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았던 영화 '의형제'에서는 주인공 강동원의 친구인 북한공작원으로 등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죽음으로 퇴장 했던 그다. 그 영화 하나 때문에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어날 정도로 인기도 경험했고,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여성팬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니는 윤희석이지만 인기에 연연하지는 않는단다.
"연기는 불러주실 때까지 계속 하고 싶지만, 안 찾아주시면 그만둬야겠죠. 인기나 흥행 이런 것들을 떠나서 영화나 드라마나 웰메이드 작품을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같은 것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감독님들이) 안 시켜주시네요? 하하하"
윤희석에게는 데뷔 이후 거의 최초로 도전한 사극이고, 악역이다. 특히 극중 악랄한 면모를 부각시키는 일명 썩소(썩은 미소)가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본인이 직접 만들어낸 표정 연기가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케이스다.
"사극을 해보니 현대극보다 뭔가 좀 더 크고 넓은 연기를 하는 느낌이에요. 예를 들면 '셰익스피어'같은 고전 연극을 하는 느낌이랄까. 착한 연기만하면 재미없지 않나요? 착한 역할을 오래 하다보면 감정의 기복이 없어서 오히려 더 어려워져요. 악역은 감정 기복도 심하고 다면적이라 도전할수록 재밌는 것 같아요."
1975년생, 생각보다 나이가 꽤 많이 드셨다(?)고 말을 건네자 "기자님은 몇 살? 서른? 에이... 뭐 같은 30대네. 같이 늙어가는 처지끼리... 하하하"하며 너스레를 떤다. 드라마 속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이 못되게 보이던 그에게서 천진함과 위트가 묻어났다.
"생각 외로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 행복했습니다. 특이 신애와 유정이 등 아역 배우들을 빼고는 우리 작품을 논할 수가 없죠. 너무 열심히들 잘 해줬고, 고난도 CG처리에 기대기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님의 연출력, 편집에 공을 들였던 드라마예요. 그래도 초반부터 시청률이 자꾸 상승세를 타서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어요. 마지막엔 어떻게 20% 찍어볼 수 없을까요? 하하하."
issue@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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