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선희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MBC 예능 프로그램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가 방송 이후에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3일 밤 방송된 MBC ‘놀러와’는 ‘37.5℃ 뜨거운 친구들’ 특집 편으로 진행됐다.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정선희와 함께 이경실, 이성미, 김제동, 김영철, 김효진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출연진들이 서로 친해지게 된 사연과 그동안 차마 밝히지 못했던 속마음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남편 고(故) 안재환의 사망 이후 방송 출연을 자제해왔던 정선희가 당시 상황에 대해 최초로 입을 여는 자리여서 방송 전부터 발언 수위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선희는 ‘놀러와’를 통해 힘들었던 시절 자신의 곁에서 늘 아낌없이 응원해준 친구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녀는 집 밖에 나가길 거부하던 자신에게 용기를 줬던 이경실을 향해 “잊어버릴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고, 잊혀지지 않을 고마운 언니”라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이어갔다. 일본으로 도피했던 일과 그곳에서 만났던 홍진경, 강수정, 알렉스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김제동의 진심 어린 위로 장면이었다. 김제동은 ‘뜨거운 속마음 코너’를 통해 “제발 재능을 숨기지 말아라. 잘하는 건 당신 잘못이 아니야. It's not your fault”라고 위로했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게 자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30년을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외할머니가 입버릇처럼 하셨던 말씀 한 마디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영화 ‘굿 윌 헌팅’ 속 “It's not your fault” 대사가 큰 위로가 됐다면서 정선희에게 이 말을 원문 그대로 10번 이상 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이 같은 위로에 방송 내내 꿋꿋했던 정선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예인이 구설에 휘말리는 건 어찌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돌팔매질을 당하고, 때로는 근거 없는 소문에 휩싸여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고통을 받기도 한다.
남편과 친구의 갑작스러운 자살, 이들 죽음이 자신 탓처럼 돼 버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던 정선희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는 위로는 그 어떤 것보다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을 게다. 김제동의 위로는 당사자인 정선희를 울게 했을 뿐 아니라 시청자의 단단했던 마음도 녹아내리게 했다.
방송이 끝난 후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메시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방송 보는 내내 먹먹했다. 여태까지 잘해왔고, 잘해나갈 거라 믿는다”고 했고, 또 다른 시청자는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아 보기 좋다”며 정선희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날 방송은 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4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놀러와' 23일 방송분은 18.6%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2일 기록한 올해 최고 기록 17.5%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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