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들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라에 이어 소녀시대,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들이 일본 가요 시장에 속속 진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이끄는 중이다.
먼저 지난 11일 일본 첫 싱글 ‘미스터’를 발표한 카라는 일본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송 뉴스에도 이들의 소식이 전해질 정도다.
짧은 시간동안 이들이 낸 성과는 무척이나 놀랍다. 카라는 앨범 발매 시작과 동시에 일본 아이튠즈 스토어 팝(itunes Store Pop) 음원 다운로드 1위에 올랐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차트 5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17일에는 아시아 여성 그룹으로는 최초로 오리콘 랭킹 주간 차트 톱 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의 일본 첫 싱글이 오는 23일 발표되는 주간 싱글 랭킹 5위에도 랭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980년 12월 15일 영국의 5인조 자매 그룹 노랜즈(The Nolan)가 ‘댄싱 시스터(Dancing Sister)’로 7위를 차지한 이후 29년 반 만에 아시아 여성그룹 톱 10 첫 갱신이란 뜻 깊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에 앞서 카라는 일본 데뷔 당시 도쿄 중심부인 시부야 109건물 앞에서 펼쳐진 게릴라 콘서트에 3000명 이상의 팬들이 몰리면서 당초 30분으로 계획됐던 공연이 단 3분 만에 끝이 나기도 했다.
14일 도쿄 신키바 스튜디오 코스트에서 열린 음반발매 기념 악수회에도 1만여 명 이상의 팬들의 몰려 일본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주요 뉴스에 소개되는 등 일본 현지의 심상치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카라에 이어 25일에는 국내 대표 걸 그룹 소녀시대가 일본 열도에 상륙한다. 소녀시대는 이날 오후 2시, 5시, 8시 등 무려 3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에 있는 아리아케 콜로세움(Ariake Colosseum)에서 총 2만여 일본 팬과 첫 만남을 갖는다.
이들의 일본 쇼케이스는 당초 1회로 예정됐다. 그러나 현지 팬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여줘 3회로 늘어났고 규모도 훨씬 커졌다. 기존 한국 가수들의 일본 첫 쇼케이스 규모가 대부분 2~3000명 정도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소녀시대는 또 11일 발매된 일본 데뷔 기념 DVD가 오리콘 DVD 위클리 음악 차트에서 3위, 종합 DVD차트에서 4위에 오르는 등 한국 여성그룹 사상 최초로 오리콘 DVD 종합 차트 TOP5에 진입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다음달 8일에는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 버전 및 한국어 버전을 함께 수록한 첫 싱글 ‘지니(GENIE)’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2NE1 역시 내년 초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일본 활동 외에도 한국-미국 등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양현석 사장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 활동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내년 초 대대적인 2NE1의 일본 데뷔를 계획하고 있는지라 3개국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함께 구상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지난 5월 29일에는 일본에서 열리는 ‘MTV 월드 스테이지 비디오 뮤직 어워드 재팬(WS VMAJ)’ 시상식에 한국 게스트로 초청돼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 시상식은 소속사 식구 빅뱅이 3관왕 위업을 달성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브라운아이드걸스도 최근 일본 메이저 음반사 소니뮤직재팬인터내셔널과 손을 잡고 일본 진출을 가시화했다. 소녀시대가 쇼케이스를 여는 25일 일본 데뷔 음반 ‘사운드 지(Sound G)’를 발매했고, 이달 초에는 도쿄에서 데뷔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쇼케이스를 열어 현지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포미닛 또한 지난 5월 일본 데뷔 싱글 'Muzik'를 선보였고, 도쿄 오다이바의 제프 도쿄에서 이를 기념하는 프로모션도 개최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가요계 한 관계자는 “일본 여성 그룹들은 획일화된 의상을 입고 똑같은 안무를 하는 등 멤버들 간 특징이 거의 없는 반면 한국 걸 그룹들은 귀여움과 섹시함을 동시에 어필하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특징이 있다”면서 “일본의 아이돌 그룹이 갖고 있지 않은 묘한 매력을 발산해 일본 팬들에게 새롭고 신선함을 느끼게 한 것이 걸 그룹 일본 진출의 비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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