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뒤 3연승' SK, 베테랑의 계절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26 10: 35

"지금 이 시기는 이 아이들이 해야 하는 시기다".
시즌 최다인 6연패에 빠지며 2위 삼성과 2경기차까지 좁혀졌던 SK였다. 선두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던 SK가 다시 재정비된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SK는 2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먼저 2실점했지만 상대를 착실히 따라붙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는 SK에게 있어 2위 삼성을 2.5경기차로 밀어낸 중요한 한판이었다.

무엇보다 SK는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힘과 스피드가 넘치던 시즌 초반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쳐졌다. 하지만 대신 좀더 치밀해지고 노련해진 느낌을 보였다. 바로 베테랑들의 활약 때문이었다.
▲위기에서 빛난 베테랑 3총사
6연패를 끊었던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을 마친 직후 김성근 SK 감독은 "지금 이 시기는 이 아이들이 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가리킨 '이 아이'는 바로 이호준, 박경완, 김재현을 두고 한 말이었다.
이호준은 2회 1사 후 팀에 첫 안타를 선사한 후 김강민의 2루타 때 첫 득점을 기록했다. 이어 박경완은 3-1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이어 김재현은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4-3으로 쫓기던 6회 1사 2, 3루에는 김재현이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이었고 이호준과 박경완은 적시타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특히 이호준은 22일 한화전에 교체 출장, 9회 쐐기 적시타를 날렸고 25일 넥센전에서는 2개의 적시타를 터뜨렸다. 각각 2-1, 2-2를 만드는 귀중한 안타였다. 김재현도 22일 솔로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25일 상대 경험이 적은 내야진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주루플레이를 펼쳐 보였다.
▲스스로 할 일을 찾는 베테랑들
김재현은 주장으로서의 책임론에 대해 "주장은 팀이 잘 나갈 때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면서 "팀이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추스릴 수 있는 뒷바라지를 하는 역할"이라고 말해왔다. 이는 비단 주장이라기보다 팀의 맏형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SK 베테랑들은 최근 두 차례 조그만 회동을 가졌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함께 모였다는 것이 중요했다. 처음은 6연패 중일 때였다. 누가 먼저 모이자고 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고참 막내인 정대현까지 함께 둘러앉게 됐다.
이 자리에서 김재현은 "힘든 때인 만큼 우리가 더 열심히 해보자. 그러다 보면 젊은 애들도 따라 오지 않겠느냐"며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든 조그만 것부터 해보자. 벤치에서라도 응원의 목소리를 높여보자"고 선배의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또 한 번은 6연패를 끊고 난 직후였다. 이번에는 자축과 함께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앞선 만남의 취지와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 더 이상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주변을 잘 돌아보자는 의기투합의 자리였다.
SK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부터 스타킹을 올려 신는 '농군패션'으로 4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모습으로 경기에 나설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줘야 할 시기에 베테랑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SK가 4년 연속 정상을 노리는 강팀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결국 젊은 힘을 통솔할 줄 아는 경륜의 베테랑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슬슬 더운 기운이 가시며 베테랑을 필요로로 하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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