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야구 사상 처음 아닌가?",
김성근(68) SK 감독이 5회 강우콜드 무승부로 막을 내린 두산-LG 맞대결에 대해 살짝 비꼬아 한 말이었다.
2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전날(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결과에 대해 "5회까지 경기를 해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는데 양팀이 모두 패한 것은 세계 야구 사상 처음 아닌가"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와 LG는 2-2로 맞선 5회말이 끝난 후 강우 콜드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무승부는 패배 규정에 따라 양팀은 실질적으로 1패씩을 주고 받은 셈이 됐다. 선두권 추격 가능성이 있었던 두산이나 4강 진입에 집중하던 LG로서는 모두 허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승부=패' 규정으로는 사실상 첫 강우콜드 경기였다.
이에 김 감독은 "만약 그 한 경기 때문에 0.5경기차로 우승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얼마나 억울하겠나"면서 가능하면서도 극단적인 예를 들기도 했다.
"지난 15일 삼성과 한화전은 30분에 또 30분 이상을 기다리더니 이번에는 왜 안그랬나"라고 되물어 형평성을 잃은 규정 적용을 꼬집기도 했다. 당시 4회, 7회 두 차례 비로 중단된 삼성-한화전은 1시간 이상을 기다리기도 했다. 규정은 30분이었으나 두산-LG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짧게 적용된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또 김 감독은 더블헤더를 할 경우 9회 무승부가 또 나올 수 있겠다는 말에도 "그렇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무승부=패 규정은 이미 시즌 전부터 갈등을 예고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감독들은 지난 1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승부=패'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이사회 결과를 듣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김 감독은 "감독자 회의를 하면 뭐하나"라면서 "KBO 총재와 이사들이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최악의 결정"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오락가락 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각 구단들은 순위싸움으로 예민해져 있다. 여기에 KBO는 일정에 여유가 없을 경우 더블헤더까지 실시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남은 시즌을 별탈 없이 마친다 하더라도 애물단지가 돼버린 '무승부=패' 규정은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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