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시대다. 한 프로그램이, 또는 어떤 스타가 '핫'한가 아닌가를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사람 이름 앞에, 프로그램의 출연진 앞에 붙는 닉네임이 있나 없나, 많나 적나를 보는 것이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캐릭터 정립은 필수적이다.
리얼버라이티의 유행을 가져온 '무한도전'은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잡음(?)과 하모니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200회를 맞이한 '무한도전'은 방영 초반 부진한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유재석을 비롯한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등 현재의 멤버로 정립되는 과정에서 각각 개성 강한 캐릭터를 정립,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버럭 명수’를 비롯 '돌+아이' '어색 형돈' '식신' '쩌리짱' 등 수많은 캐릭터들이 탄생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무한도전=캐릭터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런가하면 '무한도전'과 함께 예능의 양대 산맥이 된 '1박2일' 역시 캐릭터가 부여되며 멤버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엄친아' 이미지가 강했던 이승기는 의외의 허술한 모습으로 '허당'이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그 캐릭터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더 친근한 스타가 됐다.

아이돌 가수 출신 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은지원 역시 아이들처럼 떼쓰거나 불평하는 모습을 통해 '은초딩'이라 불리며 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알아보는 그야말로 '국민 초딩'이 됐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일밤'의 새코너 '오늘을 즐겨라' 역시 정준호와 신현준이 첫 예능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준호' '사건사고 현준'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일찌감치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예능에서는 누가 먼저, 어떻게 캐릭터를 잡느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런 현상은 비단 예능 프로그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드라마에서도 닉네임 짓기가 한창이다. 월화극 최강자 '동이'는 '깨방정 숙종'이라는 기존 사극에는 없었던 새로운 임금상이 화제가 됐다. 이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시청률이 껑충 뛰었고, 최근 사라졌던 이 캐릭터가 다시 등장, 하락하던 시청률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시청자들 역시 지진희의 '깨방정' 연기에 반색을 표했다.
이 외에도 '식겁 영달'('동이'), '썩소 현감'('구미호 여우누이뎐') '민폐 수혁'('로드넘버원') 등이 화제가 됐으며, 이 캐릭터를 연기했던 이광수, 윤희석, 김진우는 비교적 적은 출연분량에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또 어떤 스타들이 어떤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다양한 캐릭터의 탄생은 시청자들에게 TV를 보는 또다른 재미가 되고 있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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