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가수와 아이돌 그룹의 행보가 정반대로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솔로 가수들이 몇 년간 계속해오던 해외 활동을 접고 국내 무대로 복귀하고 있는 반면 아이돌 그룹들은 저마다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새로운 창구를 모색하는 형국이다.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게 된 대표적인 이는 가수 보아다. 보아는 지난 2005년 6월 발표한 정규 5집 ‘걸스 온 탑’(Girls On Top) 이후 5년여 만에 정규 6집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로 국내 가요계에 컴백했다. 컴백 하자마자 각종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쥐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타이틀 곡 ‘허리케인 비너스’는 허리케인처럼 강한 사랑을 하는 여자를 그린 가사와 강렬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노래다. 곡 중간에 삽입된 보코더와 굵직한 리드신스 소리가 세련되고 강한 사운드를 연출하며 귀에 꽂히는 HOOK과 어반에 기반을 둔 섹시한 그루브, 비트가 어우러져 보아만의 매혹적인 보이스와 퍼포먼스를 극대화했다.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인 안정적인 라이브와 화려한 퍼포먼스는 예전 그대로다. 그러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특히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는 이들이 많다. 지난 2000년, 14살의 어린 나이로 가요계에 데뷔해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보아. 10대 소녀에서 20대 중반으로 접어든 만큼 변신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음악적인 역량 또한 더욱 깊어지고 넓어졌다. 보아는 이번 앨범에 자작곡 ‘렛 미(Let Me)’, ‘하루 하루’를 포함시키는 등 싱어 송 라이터로도 이름을 알렸다. 후크송의 유행 속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곡들을 들고 나와 그녀만의 방식으로 소화했다는 점 역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가수 세븐 역시 미국 활동을 접고 3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달 새 미니앨범으로 팬들 곁에 돌아온 세븐은 타이틀 곡 ‘배러 투게더(Better together)’를 통해 보다 성숙해진 남성미와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음원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 1위,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면서 남성 솔로가수로서의 저력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앞서 공개된 티저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배러 투게더’는 걸 그룹 2NE1의 여러 히트곡을 만들어 낸 테디가 작곡한 곡으로 강렬한 전자사운드와 비트가 인상적인 노래다. 리드미컬한 랩으로 시작해 점점 보컬이 부각되는 독특한 구조를 지녀 세븐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세븐은 이번 앨범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그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미니앨범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긴 하지만 기존의 음악 스타일과 너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변화가 아닌 세븐의 ‘진화’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맞을 것”이라며 “이번 앨범은 그동안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다”고 팬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에 반해 아이돌 그룹들은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걸 그룹들의 경우, 일본 시장을 공략, 꽤 놀랄만한 성적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지난 11일 일본 첫 싱글 ‘미스터’를 발표한 카라는 일본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앨범 발매 시작과 동시에 일본 아이튠즈 스토어 팝(itunes Store Pop) 음원 다운로드 1위에 올랐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차트 5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17일에는 아시아 여성 그룹으로는 최초로 오리콘 랭킹 주간 차트 톱 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들의 일본 첫 싱글이 오는 23일 발표되는 주간 싱글 랭킹 5위에도 랭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980년 12월 15일 영국의 5인조 자매 그룹 노랜즈(The Nolan)가 ‘댄싱 시스터(Dancing Sister)’로 7위를 차지한 이후 29년 반 만에 아시아 여성그룹 톱 10 첫 갱신이란 뜻 깊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국내 대표 걸 그룹 소녀시대 역시 지난 25일 3차례에 걸친 쇼케이스를 열고 일본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일본 쇼케이스는 당초 1회로 예정됐으나 현지 팬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여줘 3회로 늘어났고 규모도 훨씬 커졌다. 기존 한국 가수들의 일본 첫 쇼케이스 규모가 대부분 2~3000명 정도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11일 발매된 일본 데뷔 기념 DVD가 오리콘 DVD 위클리 음악 차트에서 3위, 종합 DVD차트에서 4위에 오르는 등 한국 여성그룹 사상 최초로 오리콘 DVD 종합 차트 TOP5에 진입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다음달 8일에는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 버전 및 한국어 버전을 함께 수록한 첫 싱글 ‘지니(GENIE)’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남성 그룹 빅뱅은 꾸준히 일본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일본 데뷔 후 신인상을 싹쓸이한 이들은 지난해 일본 메이저 데뷔 8개월 만에 6만 명이라는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3개 도시 투어 콘서트 ‘Electric love’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어 지난 5월 말, 도쿄 요요기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대중적인 시상식 ‘MTV 월드 스테이지 비디오 뮤직어워즈 재팬’에서 3관왕 수상으로 일본 내 위치를 알렸다.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일본 후지TV 프로그램의 주제가도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가을께 일본 새 싱글을 발표하고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꽃미남 밴드’ 씨엔블루(CNBLUE)는 아시아 투어를 잇따라 매진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최근 싱가포르 공연에 이어 3개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본 공연을 전석 판매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오는 9월 16일 오사카, 18일 나고야, 20일 도쿄에서 각각 공연을 가질 예정이고 싱가포르와 일본 투어가 끝난 이후에는 대만, 태국, 홍콩, 상해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이번 아시아 7개국 투어의 출발지인 서울 공연에서 매진 사례를 이루며 산뜻한 출발을 한 씨엔블루는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연속 매진을 기록, 남은 투어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솔로 가수와 아이돌 그룹의 ‘따로 따로’ 활동이 국내 팬들에게, 해외 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들의 이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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