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현욱(32)이 역대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의 주인공이 될까. 정현욱은 26일까지 55차례 마운드에 올라 8승 1패 12세이브 11홀드(방어율 2.63)를 기록 중이다. 정현욱이 2승을 추가하면 지난 2005년 10승 16세이브 11홀드를 따낸 오승환(28, 삼성 투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트리플 더블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 정현욱은 26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모르겠다. 중간 계투니까 승리 자체가 쉽지 않다. 별로 생각하지 않지만 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고 껄껄 웃었다. 곧이어 "그만큼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체력적인 부분보다 마운드에 오르면 밸런스가 안 맞는 것 같다. 한 번 노려야 겠다고 말할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한 경기 한 경기 막는게 벅차다"고 대답했다.
'5회 리드=승리'. 삼성은 올 시즌 5회 리드시 100% 승률을 기록 중이다. 정현욱은 "역전을 당한 적도 있었고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때마침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 다시 뒤집기도 했다. 의식하지 않고 던져야 하는데 주변에서 하도 '5회 리드 100% 승리'라고 말하니까 부담감이 없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뿐만 아니라 계속 이어가면 좋지 않겠냐. 좀 더 긴장하게 되는 점은 좋지만 지켜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적당히 긴장하고 부담을 덜어내면 좋지 않겠냐"며 "주변에서 강하다고 그러니까 이기고 싶다. 그래야 선발 투수들도 마음 편히 던지고 야수들도 여유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는 내달 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정현욱 역시 강력한 승선 후보로 손꼽힌다. 특히 우완 계투진이 약하다는 지적 속에 정현욱의 발탁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우완 계투진이 약하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좌완 선발이 너무 강한게 아니냐. 경력 면에서 본다면 대표팀에 가는 것도 좋다. 그 상황이 돼야 알겠지만 지금은 나 자신에게 여유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1996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한 정현욱은 "요즘 보면 선배들은 가만히 있는 편인데 어린 애들이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대단하다. 나? 여유가 없다니까"라고 웃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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