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뱅' 이병규, 데뷔 첫 3할 비법은 '스텝박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8.27 08: 27

LG 트윈스는 '쌍둥이'라는 팀 이름답게 두 명의 이병규가 있다. '큰'이병규(36)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를 거쳐 올 시즌 다시 복귀했다. 지난 2006년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작은'이병규(27)는 무명에 가까웠지만 퓨처스(2군)에서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홈런타자였다.
'작뱅'이병규(이하 이병규)는 178cm밖에 되지 않지만 탄탄한 체구(90kg)와 안정된 하체를 바탕으로 홈런타자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타구를 맞추는 순간, 즉 공에 힘을 실어 보내는 임팩트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현재 87경기에 출전해 3할4리의 타율과 11홈런 42타점 4할9푼2리의 장타율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병규는 시즌 개막 때 '빅5'에 밀려 퓨처스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4월 중순 '빅5' 박용택과 '큰'이병규의 타격 슬럼프, 이택근과 이진영의 가벼운 부상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1군에 합류해 자신의 재능을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했다.

4월 13경기에서 2할5푼의 타율에 2홈런 7타점을 기록한 이병규는 5월 25경기에 나가 2할8푼4리의 타율과 3홈런 12타점을 올렸다. 5월까지는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종종 보였지만 방망이가 잘 맞자 수비까지 좋아지며 박종훈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6월에도 17경기에서 3할6푼4리의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병규는 7월들어 14경기에 출전해 2할3푼7리의 타율로 컨디션 저하를 보였다. 데뷔 첫 풀타임의 한계가 찾아왔다. 특히 타격 순간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 순간 이병규는 서용빈 타격코치와 함께 '스탭박스'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스텝박스는 가로 60cm, 세로 30cm, 높이 20cm의 벽돌처럼 생겼다. 타자들은 그 위에 올라서서 서용빈 코치가 던져주는 공을 때린다. 타자들은 스탭박스 위에 올라가 앞쪽 다리는 공중에 뜬 채로 뒷다리로만 서서 날아오는 공을 쳐야 한다. 공이 너무 앞에서 맞거나 뒤에서 맞으면 자연스럽게 균형을 잃고 밑으로 떨어진다.
서 코치는 "현역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상상해서 만든 것"이며 "마냥 엉뚱한 것이 아니라 타격 이치에 맞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텝박스 훈련은 2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상체가 앞으로 쏠리거나 중심이 흐트러져 무너지는 것을 잡는다. 그리고 뒷다리에 중심을 잡게 되면서 하체가 앞쪽 엉덩이가 미리 열리는 것도 방어한다.
이병규는 25일 광주 KIA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8월 타율은 3할9푼5리, 최근 5경기에서도 3할6푼8리다. 그 역시 "스텝박스 훈련 목적은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는 훈련이며 효과는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고질적인 문제가 타격 순간 타이밍이 조금씩 늦게 나오는 것이었는데 타격할 때 준비를 하고 타이밍을 앞으로 가져간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서용빈 코치의 스텝박스 훈련이 이병규의 올 시즌 3할 돌파에 결정적인 공헌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러나 서 코치의 반짝반짝 아이디어 덕분에 슬럼프를 탈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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