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그의 현명한 결정이었을까. 지난 5일 브랜든 나이트를 대신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외국인 투수 팀 레딩(32)이 인연이 될 뻔 했던 LG 트윈스를 상대로 한국프로야구 데뷔 첫 승에 도전한다.
레딩은 지난 5월 LG의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다 3개월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LG에게 5월은 에드가 곤잘레스를 대신해 필 더마트레를 영입한 시점이다.
레딩은 12일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콜로라도에서 방출된 뒤 LG 트윈스와 뉴욕 양키스 모두 입단 제의를 받아 양키스에 가게 됐다. 양키스에 입단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팀이라 LG의 제안을 거절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키스와 계약한 레딩은 메이저리그 복귀를 모색했지만 두터운 양키스 선발진을 뚤지 못하고 3달만에 한국행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 그는 "양키스에 입단하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팀이라 LG의 제안을 거절하게 됐다. 양키스 트리플A팀에서 잘 던졌지만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가 생각 만큼 오지 않았다. 때마침 삼성의 러브콜을 받아 이곳에 왔다. 무엇보다 정규 시즌 2위를 질주하는 만큼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높은 점이 마음에 든다"고 한국진출 계기를 설명했다.
레딩은 입국 후 이튿날 사직 롯데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뒤 15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첫 선발 등판해 두 차례 우천 중단 등 악재 속에서 6이닝 4실점(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을, 21일 광주 KIA전에서는 5⅓이닝 4실점(7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149km를 찍었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
기대와 달리 레딩은 아직까지는 한국야구 스트라이크 존 적응과 타자들의 침착한 대응에 고전하고 있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84으로 메이저리그에서 2차례 10승을 포함 메이저 통산 37승57패(방어율 4.95)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레딩은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서 던지는 릴리스 포인트 동작이 매우 좋다. 여기에 지난 3차례 등판을 통해 한국야구에 적응도 마쳤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자신을 택했던 LG를 뿌리치고 경쟁자인 삼성 유니폼을 입은 레딩이 한국야구 데뷔승을 거둘지, 아니면 LG 타자들에게 고전하며 후회를 할지 경기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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