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한창 때는 날아다녔었는데….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백이면 백 “네 나이 때는 나도 날아다녔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무릎을 두드리며 한숨을 쉬는 자신과 달리, 두 세 계단씩 건너뛰며 “할머니(할아버지)는 왜 이렇게 느려?”라고 말하는 손자, 손녀를 볼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지요. 물론 어린 손주들이 보기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느릿느릿한 거북이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처럼 관절염 환자들은 종종 ‘한창’때를 그리워하며 후회를 하곤 합니다. 관절이 이렇게 약해질 줄 알았다면 미리미리 대비를 했을 텐데, 하고 말이지요.

사람들은 젊었을 때 건강관리에 소홀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관절염의 경우, 환자 대부분이 노년층과 중, 장년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나이가 들면 생기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따라서 더더욱 신경을 쓰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관절염이 관절의 노화 현상에 의해 오는 것은 맞지만,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찾아오는 병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 못지않게 정정한 걸음걸이를 유지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는 젊었을 적의 튼튼한 관절을 잘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젊은 나이대임에도 일찌감치 관절염의 조짐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과한 운동으로 관절에 심한 압박을 주거나 앉아서 걸레질하기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의 누적이 관절의 노화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잦은 하이힐 착용으로 관절에 무리를 주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나이 들어서 관절염이 발발할 확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발바닥이 딱딱한 신발이나 하이힐 등을 신고 난 뒤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겪은 적이 있다면 더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멋 내려다 골병 든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관절 건강에 무심한 또 다른 이유는 관절의 특성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관절연골은 웬만큼 손상이 와도 몸으로 체감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는 관절 연골에 신경이 분포되어 있지 않아서 통증을 쉽사리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관절에 상당한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연골이 상당히 파괴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자연히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이든 ‘한창’때가 중요한 법입니다. 특히, 한 번 파괴된 연골은 자연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일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늙어서도 젊은 사람처럼 건강한 관절을 가지고 있다면 행동의 제약 없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질 역시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창 때에 건강한 관절의 중요성을 알고 잘 관리한다면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열쇠를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장형석 박사(장형석한의원 척추관절센터 원장/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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