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성격장애의 원인이 겨드랑이 다한증/액취증(암내)?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27 16: 25

 한 달 전, 한 학부모가 초등학생 남자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왔다. 간호사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혼자 상담실로 들어온 학부모의 표정은 너무나 심각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학부모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우리 아이 성격장애 좀 고쳐주세요.”였다. 이곳이 상담 클리닉도 아니고, 처음에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내막을 들으니 학부모의 절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이 면담으로 학교에 다녀온 학부모 최모씨(여/42)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아들 박군(12)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이에 따라 적응 속도가 다르기에, 선생님도 처음에는 예의주시하는 정도였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끼리 어느 정도의 친분을 형성할 때 까지 박군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말수가 적어지고, 쉬는 시간이면 혼자 엎드려 잠을 청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박군의 이상행동은 짝 바꾸는 날 절정을 이루었다. 박군의 반은 학생수가 홀수여서 한 명은 짝 없이 혼자 앉아야 한다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짝을 바꿔주고 있는데, 박군이 짝을 바꾸기 전 날 선생님을 찾아와 혼자 앉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이었지만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지금까지 별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아들이었기에 최씨의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고민이 있는지 수차례 물어보고 타일러봤지만, 박군은 입을 굳게 닫은 채 최씨와의 대화마저 피했다.
 최씨는 근본적인 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 상담 클리닉을 찾았고, 박군이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그리고 미술치료를 하던 중, 그 대인기피가 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박군은 또래보다 땀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 으레 땀이 많아진다는 주위의 말을 흘려들은 것이 잘못이었다. 그때부터 박군은 또래 집단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박군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은 생일파티 사건이었다. 좋아하는 이성 친구의 생일 파티에 ‘더럽다’, ‘냄새 난다’는 이유로 초대받지 못한 것이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땀의 순기능을 알기 이전에, 땀은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청결치 못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박군도 이런 오해에 갇혀 하루에 수차례 샤워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소아 다한증의 경우, 성인보다 박테리아의 작용이 적기 때문에 암내라고 불리는 액취는 거의 나지 않는다.
 지금의 성격장애가 평생 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박군을 데리고 내원한 최씨. 하지만 수술이라는 강압적인 단어와 시술에 쓰이는 기계들을 보자, 박군은 겁을 내며 시술을 거부했다. 박군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또래 친구들의 임상사례 화면을 본 후였다. 박군은 찌푸림 하나 없이, 의료진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술을 받는 또래들의 모습을 보며 차츰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아큐스컬프 시술에 이용되는 1mm 정도의 레이저관을 보여주자 시술 의지를 굳혔다.
 박군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생각해 어머니 최씨까 수술장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시술은 시종일관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먼저 간단한 부분 마취가 이뤄졌다. 다음 겨드랑이 부위에 1-2mm 정도의 작은 바늘 구멍을 만든 후, 아큐스컬프 레이저 관을 삽입 해 문제가 되는 땀샘을 녹여내기 시작했다. 아큐스컬프의 가장 큰 장점이 여기에 있다. 전신 마취의 위험성도 없으며, 출혈과 흉터가 적어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술 부위 압박도 필요 없이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시술 후 바로 땀이 줄어드는 것을 보니 왜 진작 알아채지 못했을까 더 미안해지더라구요. 심리치료를 병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 전 보다 훨씬 밝아졌어요. 방학이지만 주위 아들 친구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한 달 후, 경과 확인을 위해 다시 내원한 박군의 얼굴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병원 곳곳에 호기심을 보이고, 간호사들과 사소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다한증은 성인들도 감당하기 힘든 질환이다. 소아 다한증이 더 위험한 것은, 어릴 적 형성된 정서적 불안감이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한증 증세는 사춘기에 심해진다.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가 빠르게 오는 만큼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글 : 피부과전문의 김형수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사진출처: 액취증/다한증 재수술전문 예미원피부과, 분당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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