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의 예언'에는 여유가 있었다. 웃음이 있었다. 그리고 겸손함도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선동렬 감독(47)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 순위에 대해서 "남은 경기와 각 팀간의 승패 등을 고려해 볼 때 이미 끝난 거 아니냐"며 "현재 순위대로 1위는 SK, 2위는 삼성, 3위는 두산, 4위는 롯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선동렬 감독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0CJ마구마구프로야구 LG-삼성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변에서 1위를 노려봐도 되는 것 아니냐고 자꾸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2등도 충분하다"며 "1위는 SK가 했으면 좋겠다"며 주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손사래를 쳤다. 1위 SK와 2위 삼성은 2경기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선 감독은 26일 대구에서 두산과 경기에서 6-4로 승리를 거둔 것이 2위를 굳히게 된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두산을 물리치며 27일 현재 3위 두산에 6경기 차로 앞서 있다. 두산 역시 4위 롯데에 7경기 차로 벌려 3,4위가 거의 확정적이다.
그렇다면 선 감독은 왜 2위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걸까. 그는 "사실 시즌 전 나는 단기전만 가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의 말이 맞았다. 삼성은 시즌 초 선발진이 무너지며 고생했다. 1선발로 기대했던 지난해 다승왕(14승) 윤성환이 3승4패 평균자책점 5.59로 여전히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듀오' 크루세타는 시즌 내내 제구력 난조로 6승10패를 거두며 현재 퓨처스(2군)에 내려갔고, 나이트도 기대와 달리 6승5패를 기록하다 부상으로 짐을 쌌다.
그러나 '좌완 듀오' 장원삼과 차우찬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며 팀 선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장원삼은 시즌 초 부진하며 이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5월들어 상승세를 타며 12승 4패를, 차우찬도 7월에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고 7승1패로 호투하고 있다. 여기에 5회 이후 리드 시 불패를 자랑하는 '안지만-정현욱-권혁' 철벽 불펜진이 큰 힘이 됐다. 최근에는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까지 구위가 살아나 마운드의 안정감은 더욱 더 상승했다.
타 팀에서 보기에 부러울 것이 없지만 선 감독도 여전히 고민거리는 있었다. 일단 안방마님을 걱정했다. 지난 17일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진갑용은 현재 공을 던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타격을 하는데 조금 지장이 있는 상태다. '믿을맨' 권오준도 현재 부상 부위가 재발해 현재 재활을 마치고 캐치볼 정도만 가능한 상태다. 포스트시즌 출전이 쉽지 않다. 윤성환도 현재 러닝을 시작한 상태다.
선 감독은 "2위와 3위는 차이가 큰데 3,4위는 별다른 게 없는 것 같다"며 "이렇게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3위 두산이 가장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