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훈련이 나를 있게 했다".
인생역전이다. 작년까지 정리대상이었던 투수가 어느덧 한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으니 말이다. 바로 미운 오리 새끼에서 우아한 백조로 변모한 프로 12년차 좌완 투수 한화 박정진(34)이 주인공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박정진에 대해 "작년에 정리대상으로 올라왔더라. 그 때 내보냈으면 어떻게 할 뻔 했어"라고 기분좋게 웃었다. 팀 전체를 생각하면 웃을 일이 없지만 박정진의 호투를 생각하면 미소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이어 한 감독은 "가장 믿을 만한 투수다. 그렇기 때문에 마무리로 내보내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흐뭇해 했다.

박정진은 27일 현재 올 시즌 팀내 가장 많은 51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72⅔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4패 6홀드 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2할4리다.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지난 6월 13일 롯데전을 포함 26경기에 나온 박정진은 이 중 9경기에서만 실점을 했다. 그나마 2실점한 지난 7월 7일 LG전은 비자책을 기록했다.
선발 '괴물' 류현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 팀내 가장 믿음직한 투수임에는 분명하다.
박정진은 "팀 성적을 생각하면 할 말이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런 시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항상 여름이면 체력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교육리그를 비롯해 마무리, 스프링캠프에서 착실하게 훈련한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구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컨트롤의 정확성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코너워크에 신경을 쓰면서도 계속된 반복 훈련이 컨트롤 향상의 원인"이라고 올 시즌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1999년 한화에 입단한 박정진은 지난 시즌까지 14승(13패)에 불과했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았으며 군에 있던 3년을 제외한 8시즌 동안 큰 존재감은 없었다. 지난 2003년 6승 7패 3세이브를 거둔 것이 가장 잘한 시즌이었다.
어느덧 최영필에 이어 투수로는 팀내 넘버2가 된 박정진은 지난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류현진의 시즌 16승을 지켜내며 시즌 8번째 세이브를 가졌다. "현진이가 등판하는 날은 항시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박정진은 "사실상 풀시즌은 지난 2003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큰 어려움 없이 버텨가고 있다. 내겐 기분 좋은 시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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