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에이스로 거듭난 3가지 비법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8.29 07: 29

삼성 라이온즈 좌완 투수 장원삼(27)은 그라운드 밖에서 항상 서글서글한 눈매와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의 얼굴을 보면 친근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 그는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압도하는 에이스가 됐다.
장원삼이 '이적생' 신분을 떨쳐버리고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대구 두산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12승을 거두며 지난 2006년과 2008년 개인 한 시즌 최다승과 타이를 이뤘다. 29일 현재 장원삼은 26경기에 등판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23일 두산전 승리를 거둔 뒤 파죽의 7연승을 달리고 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서 OSEN과 만난 장원삼의 얼굴에는 미소와 여유를 넘어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지난해에는 참 힘들었는데 올해는 성적이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한 장원삼.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요목조목 짚어가며 올 시즌 자신의 투구를 떠올렸다.

▲생각의 차이…'자신감'이 가장 큰 비결
장원삼은 "생각의 차이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장원삼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마음이 불안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그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지난해 별다른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장원삼은 4월까지 성적이 1승1패, 평균자책점도 4점대로 저조했다. 그러나 5월들어 페이스가 상승하면서 자신감도 같이 붙었다. 장원삼은 "경기를 출장하면서 아, 오늘도 이길 것 같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생긴 것이 상승세 비결"이라고 꼬집었다.
▲구속의 차이…내 스피드에 나도 놀라
장원삼은 "올해처럼 빠른 공을 던진 적이 없었다"고 말하며 스스로 놀라워했다. 구속이 상승한 가장 큰 비결은 지난 겨울부터 몸을 잘 만들었다는 증거다. 장원삼은 특히 하체 보강 훈련에 집중했다.
선동렬 감독도 28일 잠실 경기 전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를 어떻게 이용하냐에 달렸다. 장원삼, 차우찬이 올 시즌 성적이 좋은 것도 하체를 잘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직구가 살아나자 주무기인 슬라이더까지 덩달아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장원삼은 두 가지 슬라이더를 던진다. 보통 카운트를 잡는 슬라이더는 각을 크게 한다. 구속은 123∼126km다. 그러나 결정구로 맘 먹고 던지는 슬라이더는 궤적을 짧고 빠르게 던졌다. 구속은 134∼138km까지 나온다. 같은 그림, 같은 팔 스윙으로 나오지만 완급조절로 타자들과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장원삼은 "작년에는 불가능했다. 직구 스피드가 안 나니까 슬라이더를 던지면 다 맞았다. 그래서 답이 없었다"며 "직구가 살아나니까 덩달아 슬라이더 유인구도 통하게 됐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철벽 불펜'이 알아서 잘 막아준 덕분
장원삼은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팀 중간 투수들이 너무 좋아서 부담이 없다"고 대답했다. 선발 투수들은 보통 6회를 기준으로 3실점 이내로 막았을 때 선발로서 최소한의 몫을 잘 해냈다며 퀄리티 스타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장원삼은 이보다 못한 5회까지만 잘 던지면 된다는 편안한 마음이 경기 집중력을 향상시켰다. 실제로 삼성은 올 시즌 5회 이상 리드 시 51전51승, 믿어지지 않는 전무후무한 철벽 불펜진을 자랑하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덕분에 장원삼은 매 이닝 전력으로 던진다.
더불어 장원삼은 올 시즌 제구력도 크게 향상됐다. 장원삼은 28일 기준 138이닝을 던져 44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 시즌 50개의 사사구가 예상된다. 이는 생애 최고의 해를 지난 2008년보다 9개의 사사구를 덜 내준 것이다. 덕분에 경기를 훨씬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뷰 말미에 장원삼은 "던지는 것보다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왼쪽 어깨에 염증이 생겨 아팠다.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고개를 휘저은 그는 "올 시즌을 마치고서도 동계훈련을 잘 해서 내 몸을 잘 관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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