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마른다.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벌이는 선두 경쟁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현재 1위 SK가 72승 41패로 6할3푼7리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위 삼성은 72승 44패 1무(.615)로 좀처럼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SK는 무서운 화력을 자랑하는 롯데에 10-5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 역시 최근 8경기에서 5승 2무 1패로 뒷심을 보이던 LG를 2-0으로 꺾었다. 결국 양팀간 2경기차는 그대로 유지됐다.

▲'7월 역대 최다승' 삼성, 8월에도 지속
삼성의 상승세는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7일까지 12연승을 달린 것이 컸다. 덕분에 35승 34패 1무로 5할에 불과했던 승률이 1할이 더 올라 어느새 6할대 승률로 올라섰다.
지난달 삼성은 18승 3패(.857)로 7월 역대 최다승을 올렸다. 연승효과도 있었지만 연패가 없었다. 4연승 두 번, 5연승 한 번. 역대 7월 최다승이던 삼성(1991년) 빙그레(1992년) 한화(2008년) 3팀이 보유했던 16승에 2승을 더 추가했다. 8월에도 13승 7패로 6할대(.650) 승률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원투펀치로 떠오른 차우찬-장원삼 좌완 듀오를 중심으로 권혁, 정현욱, 안지만 트리오 불펜진이 버티는 강력한 마운드가 돋보인다. 여기에 박석민, 조영훈, 오정복, 조동찬 등 젊은 타선의 예상치 못한 활약이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SK와만 9승 9패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6개팀을 상대로는 모두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7월까지 5경기로 벌어져 있던 SK를 2경기까지 따라 잡은 상태다.
남은 일정도 나쁘지 않다. 거의 대부분 4강권에서 벗어나 있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롯데와 4경기를 남겨뒀고 막판에 SK를 만난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1위 욕심은 전혀 없다.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선수들의 활약에 놀라고 있다"면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6연패 충격' SK, 놀라운 회복력
지난 7월 20일 역대 최소인 86경기만에 60승 고지를 달성할 때만 해도 SK의 독주는 멈추지 않으리라 예상했다. 당시만 해도 2위 삼성과의 승차는 '8.5'였다. 수치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따라 잡힐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4연패에 빠진 SK는 지난 13일 두산전부터 20일 한화전까지 6연패 수렁에 허욱적거렸다. 결국 2경기차까지 삼성의 접근을 허용했다. 곧 뒤집어지는 분위기. 그 때 SK는 '특타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카드로 분위기를 쇄신, 4연승을 내달렸다.
김광현와 카도쿠라, 두 명의 선발이 건재하다. 마무리 이승호가 선발로 돌아서는 대신 송은범이 본격적인 마무리 활약을 맡으며 새롭게 마운드가 정비됐다. 베테랑 김원형이 합류했고 정우람, 전병두, 정대현 등 기존 불펜진이 다시 굳게 뒷문을 걸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처음으로 2경기차까지 삼성에 쫓겼다. 25일 2.5경기차로 살짝 달아나긴 했으나 다시 2경기차로 좁혀졌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접근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잔여 일정은 삼성에 비해서 험난하다. 4강 두산, 롯데와 각각 5경기, 3경기를 남겨뒀다.
김성근 SK 감독은 "1위에 대한 마음을 비운 상태"라며 "삼성이 1위가 된다해도 놀랄 것이 없다"고 말해 의연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가 결정되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최종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예상불가다. 그야말로 대단한 삼성에, 더 대단한 SK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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