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요? 현재 우리 팀에는 오카모토라는 마무리 투수가 있고 저보다 (이)동현이가 더 좋은걸요".
LG 트윈스 우완 투수 김광수(29)가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내년 시즌 마무리투수 후보 중 한 명이라는 말에 "그런 생각을 한적은 한 번도 없다"며 "난 올라가라면 가고, 내려오라면 내려오는 투수일 뿐"이라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LG 박종훈 감독은 28일 "내년 시즌을 대비해 전체적으로 마무리 투수 테스트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광수는 최근 LG가 거든 3승 가운데 1승2세이브를 거둬 우완 이동현(27)과 함께 가장 유력한 내년 시즌 마무리 후보다.

김광수는 최고구속 150km에 달하는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주무기다. 여기에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지난해까지 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김광수는 올 시즌 중간계투로 첫 풀타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성격이 조금 급한 편이다. 내 성격과 잘 맞을 것 같아 불펜 투수를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광수는 30일 현재 59경기에 등판해 4승5패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 중이다.
지난 5∼6월동안 19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 자책점도 3점대 중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7월 10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도 8점을 넘었다. 다행히 8월들어 9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이 1.29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위기 관리 능력이 필수다. 이런 면에서 김광수는 올 시즌 피안타율이 3할7리로 높은 편이다. 특히 올 시즌 김광수는 동점 상황에서 42타수 15안타로 피안타율이 3할5푼7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사 득점권에서는 46타수 7안타로 피안타율이 1할5푼2리에 불과해 마무리 투수로서 잠재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김광수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타자들과 적극적으로 싸워야 하는 마무리 투수의 기본 자세는 가지고 있다. 그는 "피안타율이 높은 것을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격 상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 안타를 맞는 게 더 낫다. 타자들과 승부를 피한다는 말을 가장 듣기 싫다. 그래서 가끔은 미련할 만큼 꼭꼭 승부를 한다"고 말한 뒤 "그러다 보니 공이 가운데 몰려 안타를 많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는 야구계의 속설처럼 김광수도 안타를 맞으며 많은 깨우침을 얻고 있다. 그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보다 실전에서 내 공을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처럼 성적이 좋으면 타자들과 승부를 하면서 내 공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제구도 향상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IA 타이거즈 4번타자 '빅초이' 최희섭도 김광수의 구위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희섭은 최근 LG전에서 김광수와 대결 후 "직구도 매우 빠르고 커브 각도가 너무 좋다"며 "정말 치기 힘들다"고 김광수를 칭찬했다.
과연 김광수가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마무리 투수 가능성을 내비친다면 내년 시즌 마무리 또는 확실한 '믿을맨'으로서 LG 마운드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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