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넥센' 향한 두 베테랑의 애정 어린 꾸짖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30 10: 03

"나와 우리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47승 69패 3무에 승률 3할9푼5리. 창단 3년째를 맞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의 30일 현재 성적이다.
4강은 물건너간 상태지만 최근 연승을 달리면서 아껴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계속 솟구쳐 오르는 젊은피들 덕분에 잦은 패배와 냉엄한 구단 현실에도 밝은 미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베테랑 선수들의 눈에도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대견하기만 하다. 하지만 역시 어린 나이와 경험이 결여된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참을성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김시진 감독이 젊은 투수들을 향해 "피칭만 해서는 안된다. 투수가 수비의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창피하다"고 수비 실책을 질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 감독이 언론을 통해 간접적인 방법을 썼다면 베테랑 이숭용(39)과 송지만(37)은 직접적으로 선수들을 꾸짖었다.
▲수비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라
주장 이숭용은 최근 안일한 수비가 이어지자 작정하고 꾸짖었다. 4강권에서 멀어진 상태지만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뭔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숭용은 "기본인 수비는 제쳐두고 자꾸 방망이에 신경을 쓰고 있다. 타석에서 삼진 먹을 때 표정은 그렇게 괴로워 하면서도 정작 수비 실책에 대해서는 스스로 관대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숭용은 "17년째 해보니 타격은 어차피 잘될 때가 있고 안될 때가 있는 법이다"면서 "그러나 수비는 다르다. 수비는 항상 잘하도록 집중해서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K가 왜 몇년 동안 1위를 달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면서 "내가 볼 땐 바로 수비의 힘이다. 수비에 대한 믿음은 공격보다 오히려 더 팀 전체에 파급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또 "야수가 실수하고 실책을 범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것을 망각한 어이없는 실수는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들인 만큼 본인 스스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따끔한 조언을 멈추지 않았다.
▲나와 우리를 구분하라
이숭용에 이어 지난 25일 SK전이 끝나고 나서는 송지만이 나섰다. 당시 넥센은 먼저 2득점하며 앞서다 어이없는 실책이 연발하며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송지만은 "넥센에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선수들이 나와 우리, 즉 팀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송지만의 설명에 따르면 예를 들어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보통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선수들은 자기가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남에게 미뤄서는 안될 일이다"라고 말한 송지만은 "연패 때 보면 다들 분위기에 휩쓸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럴수록 내가 나서서 뭔가 해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지나치면 안되겠지만 분명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젊은 선수들은 나와 우리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거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볼카운트, 상황상황에 따라 이것은 변한다. 언제 나를 생각해야 하는지 혹은 팀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 때 그 팀은 조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숭용과 송지만 두 베테랑이 애정을 담아 전하고 있는 간접 경험들은 앞으로 젊은 넥센에 든든한 토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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