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5월 19일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 수모→6월 16일 5.1이닝 6득점.
<사례2>8월 17일 완봉패→8월 29일 3.2이닝 6득점.
첫 번째 사례는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의 신예 우완 기대주 고원준(20)과의 대결 결과이고 2번째는 롯데 자이언츠의 역시 신예 우완 기대주 김수완(21)과의 대결 성적표이다. 첫 번째 대결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으나 2번째 재대결에서는 완승을 거둔 SK 타자들의 대단한 공격력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SK 타선이지만 낯선 투수에게는 초반 약세를 보인다. 넥센 신예 고원준과 첫 맞대결을 벌였던 5월 19일 경기서 SK 타선은 7회까지 꽁꽁 묶였다. 고원준은 8회 1사 후 박재홍에게 첫 볼넷을 내준 후 이호준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 아깝게 노히트 노런이 깨졌지만 7⅓이닝 동안 1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에 성공했다. 넥센의 16-1 대승을 이끌었다. 파죽지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SK 타자들에게는 수모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한달여 만에 다시 만난 2번째 대결에서는 예의 응집력을 발휘하며 고원준에게 당한 빚을 고스란히 돌려줬다. 고원준의 완급조절투에 적응하며 6회 1사까지 6점을 뽑아내 10-2로 완승을 거뒀다. 최고 147km의 직구와 98km까지 떨어지는 커브, 체인지업 등으로 신인왕 후보로 혜성같이 나타난 고원준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준 SK 타선이다.
SK 타선의 뛰어난 적응력과 데이터 분석력은 8월에도 빛났다. 2위 삼성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SK는 8월 17일 롯데의 깜짝 스타 김수완에게 완봉패를 당하는 치욕을 맛봤다. 6월말 1군에 올라 롯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가능성을 엿보이던 김수완은 이날 SK 강타선을 맞아 9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프로데뷔 첫 완봉승의 기쁨을 맛봤다. 5-0으로 승리하며 갈길 바쁜 SK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SK 타선은 2번 당하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며 김수완의 약점을 파고든 SK 타선은 2번째 만남인 29일 경기서 김수완을 초반에 무너트렸다. 자로 잰 듯 낮은 제구력이 특기인 김수완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집중 공략, SK 타선의 매서움을 보여줬다. 박정권의 홈런포 등으로 4회 강판시켜 패전을 만들었다. 8-5 승리. 5연승을 질주하던 김수완에게 첫 패배를 안겨줬다.
이처럼 최고의 응집력을 자랑하는 SK 타선은 전력분석팀의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뛰어난 적응력을 과시하고 있다. SK 타자들은 비단 고원준, 김수완 뿐만아니라 처음 대결하는 투수에게는 다소 약한 면을 보이지만 2번째 대결부터는 곧바로 대응하는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한 경기 중에도 경기 초반에는 투수에게 밀릴 때도 타순이 한 바퀴 돌고나서 만나는 2번째 타석부터는 공략에 성공하는 등 적응력이 뛰어나다.
SK는 김성근 감독을 축으로 아들 김정준 코치가 포진한 전력분석팀이 8개 구단 최고로 인정을 받고 있다. 각종 수치는 물론 상대 투수 및 타자들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공격과 수비에 나선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훈련량’으로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빠른 적응력의 한 요소임은 물론이다.
결국 무서울 정도로 적응력이 빠르고 뛰어난 SK 타선에 맞서기 위해서는 상대 팀들도 경기 때마다 다른 패턴의 공격과 수비가 필요해 보인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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