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축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 선수 23명을 발표했다.
이날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네덜란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망주 석현준(19, 아약스)이 아니라 경남의 무명 수비수 김주영(22). 백암중-신갈고를 졸업하고 2007년 연세대에 입학한 김주영은 이듬해 초 터키 전지훈련을 다녀오고 갑작스럽게 축구를 그만뒀다.

한때 20세 이하 대표팀 상비군으로 뽑히기도 했던 김주영은 1년 여 축구와 떨어져 살았지만 지난해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경남에 입단하며 새로운 선수로 거듭나게 됐다.
184㎝, 80㎝의 다부진 체격의 김주영은 K리그 새내기였던 지난해 이미 주전 자리를 꿰차 21경기를 뛰었다. 올해는 벌써 23경기에 출전해 경남의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상대 공격진에 빠른 선수가 있을 때를 대비해 김주영을 선발했다"면서 "국가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뛰기에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 대표팀 중앙 수비수들 중 스피드가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데리고 있어 봤던 김주영을 선발했다"며 발탁 배경을 밝혔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된 김주영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아니 덤덤한 것이 아니라 너무 기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 김주영은 "설마 내가 국가대표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 경남에서 2년 동안 감독님을 겪으면서 많이 혼나면서 변화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시절 여러 가지 아픔도 많았지만 감독님을 만나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내가 가진 장점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경기에 나설 수 있냐를 떠나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올 시즌 경남은 23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성남에 이어 24실점으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출난 수비수는 없지만 생각하는 축구를 통해 안정된 수비를 보이고 있는 것.
김주영은 "감독님께서 항상 강조하셨던 것이 머리를 쓰는 축구"라며 "좀 더 생각하는 축구를 통해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10bird@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