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위기로 올해 인센티브·기업회의 시장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세계적인 MICE 전문지 <CMI(Corporate Meetings&Incentives)>와 <IRF(Incentive Research Foundation)>가 미팅 플래너 및 기업 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인센티브 관광을 취소했다고 대답한 비율이 27%를 차지했고, 관련 예산을 줄였다는 대답은 44%에 달해 올해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예상이 팽배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한국은 전년 대비 45% 성장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며 세계 MICE 시장의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했다.
이에 본지는 세계적인 관광시장 위축에도 불구, 한국시장이 선전한 배경과 인센티브·기업회의 유치 현황 및 마케팅 전략, 목표 등에 대해 조명해봤다.

떠오르는 MICE 산업의 허브, 한국
매년 세계 국제회의 통계를 공식적으로 집계·발표하고 있는 국제협회연합(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s, UIA)의 2009년도 세계 국제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1만1503건의 국제회의가 개최됐으며, 이 중 한국은 총 347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 293건에서 18.4%(54건) 증가한 것으로, 세계 국제회의 건수 증가율인 3.8%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세계 순위 역시 2008년 12위에서 한단계 상승하며 국제회의 주요 개최지로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줬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세계 2위, 아시아 1위), 일본(세계 5위, 아시아 2위)에 이어 3위를 차지해 아시아 지역 국제회의 3대 강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시별 성적을 보면 서울이 151건을 개최해 세계 9위(아시아 2위)를 차지했고 제주가 61건(세계 29위, 아시아 6위), 부산이 41건(세계 45위, 아시아 10위)을 유치해 서울, 제주, 부산 3개 도시가 세계 순위 50위 안에 드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기업회의 및 인센티브 유치·개최 지원 실적은 전년 대비 51.9% 증가해 5만7000명이 넘는 인센티브 단체가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접 소비 지출액이 1561억원(소나타 7095대 수출효과)에 달하며 생산유발효과는 2814억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5000명이 참가하는 중화권 보험업계 최대 행사 2011 IDA(International Dragon Award) 회의와 2000명 규모의 태국 AIA(American International Assurance) 컨벤션 등 대형 단체의 유치 낭보가 속속 전해지고 있어 인센티브 및 기업회의 방한 단체의 증가세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눈부신 성과, 그 배경은?
그렇다면 세계적인 인센티브 관광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단체가 세계 경기 침체에도 7%의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에서 온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관광공사가 발표한 2009년 지역별 인센티브 유치 실적을 살펴보면 총 8만7208명의 인센티브 방한객 중 7만3026명이 동남아(4만6688명)와 중화권(2만6338명) 단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1~7월 한국을 방문한 인센티브 관광객 5만7260명 중 동남아 3만5884명, 중국이 1만4816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특히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의 경우 전년 대비 116.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인센티브 유치 실적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두번째 이유로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한류 영향력과 한국 기업의 활약에 힘입은 국가 브랜드의 가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새로운 관광지로 등장하고 한국의 유명 기업을 방문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신규 방문 및 재방문율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레저 관광과 구별되는 비즈니스 관광분야인 MICE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지원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에서만 4번의 대규모 MICE 로드쇼를 개최하고 각종 관광박람회 참가 등을 통해 한국을 MICE 목적지로 알리는데 주력했다. 관광공사는 아시아 지역 지사를 활용해 MICE 유치 대상을 발굴하고, 관련 여행사와 기업체를 방문해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5월 유치에 성공한 태국 AIA 컨벤션의 경우 관광공사 방콕지사에서 행사 정보를 입수한 직후 발 빠른 접촉을 통해 기업을 직접 방문, 기업회의 목적지로서 한국의 강점을 홍보하고 한류가수 공연 섭외를 주선하는 등 신속히 공략한 결과 유치에 성공했다. 또한 IDA 회의의 경우 화교권이외의 국가에서 회의를 개최한 전례가 없어 망설이던 기업을 관광공사 타이페이지사가 지속적으로 접촉해 마카오, 시드니, 난징, 방콕 등을 제치고 한국 유치에 성공했다.
수용태세 개선 또한 인센티브·기업회의 시장 확대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가 주축이 되어 출범한 한국MICE육성협의회(Korea MICE Alliance, KMA)는 정부, 지자체, 학계, 업계, 항공, 호텔, 쇼핑 등 MICE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기구로 대형 단체 유치시 어려움을 겪는 항공과 숙박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아울러 관광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MICE통합정보시스템(K-MICE)을 구축, 지난달 1일부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MICE 산업에 대한 정보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K-MICE의 주요 기능으로는 MICE 행사정보 등록 및 조회, 통계분석 등 MICE 통합정보 제공, 국제회의 유치·개최 지원, 전시박람회 참가 등 각종 온라인 사업지원, MICE 업계간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지원을 위한 온라인 협업공간, 메신저, 커뮤니티, CRM 솔루션 제공 등이 있다. 또한 영문 K-MICE에서는 해외 MICE 바이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MICE 업계와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세계 10대 MICE 강국을 향한 전략
관광공사는 지난 4월 MICE 강국 톱(TOP)10 진입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회의 및 인센티브 단체 유치에 적극 나섰다.
올해 공사가 수립한 목표는 기업회의 104건, 인센티브 1609건(총 9만6507명)으로 ▲시장
세분화를 통한 유치 역량 극대화 ▲시장별 DB구축 및 ROI 분석 ▲체계적인 사후 관리시스템 구축 ▲유관기관 및 업계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주요 실행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먼저 공사는 베이징 등 7개 도시에서 전시 박람회와 연계한 해외로드쇼를 개최하고 주력시장 강화 및 잠재시장 개척에 나섰다. 또 주요 시장별 미팅 플래너, 언론인, 기업인사 등을 4회에 걸쳐 한국으로 초청해 MICE 관련 개발 상품과 지원 패키지를 소개하고 MICE 목적지로서의 한국 인지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사는 시장별, 분야별, 유치가능성별 DB를 구축하고 성과중심의 통합마케팅을 전개했다. 또 해외지사 책임관리제를 도입, 보다 효율적인 유치 및 개최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한방 체험, 고궁 콘서트, DMZ 탐방, 비빔밥 만들기 등 경쟁국과 차별되는 한국적인 기업회의 이벤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영어·일어·중국어 브로슈어 3000부를 제작하는 한편 인센티브 활성화 협의회를 매월 1회 개최해 유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과제
MICE 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분야로 발전 단계에 따라 관련산업도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규 전시장을 조성할 경우 그 면적과 수용 인원에 따라 참가자가 숙박할 장소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호텔 건설 계획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또한 하드 인프라뿐만 아니라 MICE 전문업체 및 관련 인력 육성 등 소프트 인프라 조성도 시급하다. 물론 지난 4월 제주관광공사가 MICE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1회 제주 MICE네트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호텔, 공항, 컨벤션센터 등 상대적으로 하드웨어 성장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중국 320만명, 인도 170만명, 싱가포르 10만명 등 경쟁국이 2015년까지 MICE 관련 요원을 키워낸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 운영에 힘쓰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여행미디어 기획취재팀 www.tou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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