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올 시즌 초반 투구수가 많았던 건…"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8.31 07: 38

LG 트윈스 '에이스' 봉중근(30)에게는 올 시즌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경기 초반 투구수가 지나치게 많았다. 봉중근 역시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맞다"며 시작을 어렵게 풀어나갔음을 인정했다.
올 시즌 봉중근은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이다. 팀의 1선발로 당당히 나서 상대 에이스들과 맞붙어 25경기에 등판해 17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시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지난 21일 잠실 넥센전에서 10승을 돌파하며 LG 구단 역대 4번째로 3년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봉중근은 경기 초반, 보통 1,2회에 투구수가 많았다. 가끔은 2회까지 50개에 육박하기도 했다. 봉중근은 선발 등판한 25경기에서 총 2650개를 던졌다. 1회 총 투구수가 458개로 가장 많았고, 2회 423개, 3회 448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4회부터 6회까지 362개, 351개, 334개로 투구수가 확연히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 초반 컨디션 조절 실패와 심리적인 측면이었다. 보통 선발 투수들은 1회를 잘 넘겨야 한다. 선취점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 특히 봉중근에게는 매 경기 등판 때마다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에이스라면 극복해야 할 본인의 과제다. 봉중근은 "실점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에 타자들과 승부를 어렵게 가져가려고 하다가 오히려 내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전 불펜 투수구도 한가지 원인이었다. LG 운영팀 김준기 전력분석 과장은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다는 것을 알고 7월 중순부터 경기 전 불펜 투구수를 늘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봉중근이 몸이 조금은 늦게 풀려서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조언을 했다.
효과는 있었다. 7월 11일 잠실 두산전부터 지난 21일 잠실 넥센전까지 총 7경기에 1회 20개 이상을 던진 경기는 7일 잠실 삼성전(21개)에 불과했다. 이전 18경기에서 9차례나 20개 이상을 던진 것과 확연히 달랐다. 봉중근도 "불펜 연습 투구를 조정한 뒤 조금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봉중근은 투구수와 실점이 비례했다. 봉중근은 1회 총 14점, 2회 12점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3회부터 7회까지는 한 자릿수였다. "봉중근은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박종훈 감독의 말처럼 봉중근은 회를 거듭할 수록 상대 타자들을 파악해 좋은 투구를 했다.
박 감독은 "아무리 좋은 투수도 경기 초반 감각을 잡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에이스 봉중근의 고충을 이해하면서도 "봉중근은 워낙 좋은 것을 많이 가졌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맘 먹기에 따라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분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봉중근은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서겠다"며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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