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재윤, "조연 역할 충실할 것"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8.31 07: 08

"올해는 용을 써도 안 되는 해였던 것 같아요. 남은 기간 팀에서 조연 역할 충실 하려고요".
삼성 라이온즈 현재윤(31)은 올 시즌 마음먹은 대로 야구가 되지 않았다. 데뷔 처음으로 연봉도 1억을 돌파해 누구보다 야구를 잘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나친 집착과 애착이 부진한 성적으로 빠졌고, 정신적으로도 그를 힘들게 했다. 이로 인해서 평소 때 쾌활하기만 하던 현재윤은 올 시즌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언제까지 안 되는 법은 없었다. 현재윤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조금씩 얼굴이 펴기 시작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현재윤은 "올 해는 1군에서 야구할 기회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현재윤은 올 시즌 개막은 1군에서 시작했지만 5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삼성 1군 안방마님으로는 진갑용과 이정식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진갑용과 이정식이 2주전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현재윤에게 기회가 왔다. 아마 이들이 다치지 않았다면 현재윤은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현재윤도 1군에 복귀해 결승 홈런을 때리는 등 타격 뿐 아니라 투수 리드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안방마님' 임무를 훌륭히 해내고 있다. 특히 2위를 유지하던 삼성은 진갑용에 이어 이정식까지 부상을 당하며 시즌 막판 1위 SK를 추격하지 못할 것 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윤의 활약 덕분에 안방마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현재윤은 지난 28일 '아기사자' 차우찬을 훌륭히 리드해냈다. 차우찬은 작년까지만 해도 힘든 투수였다. 언제 어떻게 변할 지 몰랐다. 갑자기 볼넷을 내주며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나 올 해는 안정적인 피칭을 유지한다.
현재윤은 "우찬이가 경기를 풀어나갈 능력이 생겼다. 던지고 싶은 공을 그가 원하는 타이밍에 사인 내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내가 했다기 보다 우찬이가 잘 던진 것을 뿐"이라고 겸손함을 나타냈다. 그는 또 "경기 흐름 및 외적인 요소도 이제는 안다. 나 역시도 공백이 없다는 말이 나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내달 1일 주전 '안방마님' 진갑용이 오른쪽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윤도 진갑용의 복귀 시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갑용이형이 큰 경기를 위해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나는 조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뒤에서 조용히 잘 받칠 것"이라며 올 시즌 목표를 내비쳤다.
최근 방송인터뷰에서 고마움을 표시한 두 명에 대해서 현재윤은 "내가 정말 힘들었을 때 큰 힘이 되어준 분들"이라며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파 갑작스럽게 내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13년지기 성균관대 친구 오성근과 병역 비리 후 힘들었을 때 2년 동안 힘이 되어준 이승엽 개인 트레이너이자, 오창훈 트레이너 원장에게 만큼은 꼭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현재윤은 "올해 야구장에서 웃어본 적도 없는데 유니폼 입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생각을 최근 했다"며 "이제는 간절함을 넘어서 결과와 능력으로 증명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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