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km까지 나왔어요".
'영원한 에이스' 이대진(37.KIA)의 가을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이대진은 최근 팀의 미들맨으로 등장하고 있다. 생소한 보직이다. 재활과 복귀, 다시 재활을 하는 과정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대진에게 2010시즌은 아쉬움 그 자체이다.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모든 훈련을 소화하고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올해 역시 5~6선발진으로 기대를 받았다. 스피드도 붙으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시범경기 도중 기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됐고 그의 꿈도 사라졌다. 팀 마운드가 붕괴된 가운데 이대진의 공백이 아쉬웠다. 그나마 5월중순 복귀해 4경기에 패전처리 투수로 나섰지만 다시 2군을 내려갔다.
후반기들어 지난 8월7일부터 등판해 선발투수로 나섰다. 5이닝 무실점 피칭을 하는 등 팀의 역전 4강의 힘을 보태는 듯 했다. 이후 어깨통증으로 제외된 곽정철 대신 미들맨으로 변신했다. 등판 2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다. 비록 2경기에 불과했지만 베테랑의 노련함과 희망을 보여주었다.
이대진은 "먹고 살려고 하다보니 미들맨으로 뛰고 있다"며 웃더니 "올해 준비를 참 잘 했는데 기흉 때문에 물거품이 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내가 기흉으로 쓰러질지는 생각치도 못했다. 처음에는 가슴이 조금씩 결렸었다. 지금은 아프지 않다"고 몸상태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올해 18년째를 맞는 이대진은 내년 시즌까지 뛸 수 있을까. 그는 스피드로 자신의 의지를 대신했다. 이대진은 "(선발이든 미들맨이든)무엇이든 맡겨주시는대로 하겠다. 이강철 코치께서 145km가 나오면 선발시켜준다고 했는데 얼마전 피칭에서는 143km까지 나왔다. 이제 2km만 올리면 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과연 이대진의 시계는 계속 돌아갈 수 있을까.
su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