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이대형 도루왕 억지로 만들지 않을 것"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9.01 07: 06

올 시즌 16경기를 남겨둔 1일 현재 4강 싸움에서 물러선 LG 트윈스. 그러나 LG팬들은 최종전까지 관심 있게 지켜볼 관심거리가 있다. '톱타자' 이대형(27)의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과 4년 연속 50도루 돌파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넥센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박종훈 감독도 이대형의 도루왕 타이틀 질문에 조심스런 답변을 했다. 박 감독은 "기본적인 것은 본인이 기록에 너무 치중한다면 도와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순리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이대형은 올 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2할5푼7리의 타율과 112안타 41타점 49도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주찬(29)과 공동 1위다. 31일 5회말 2사 1루에서 김준호를 대신에 1루 대주자로 나갔다.

베이스를 훔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최근 타격 슬럼프로 출루를 하지 못한 이대형은 박용택의 타석 때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2루로 뛰며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를 공보다 먼저 닿으며 세이프가 됐다. 하얀 유니폼은 흙먼지로 가득해졌지만 이대형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그는 올 시즌 중반까지 3할3푼의 타율을 유지하며 도루 부문에서도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타격 슬럼프 앞에 장사는 없었다. 아무리 발이 빠른 '슈퍼소닉' 이대형도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출루 자체가 힘들어졌다. 그 사이 김주찬에서 추격을 허용했고, 이제는 자신이 추격하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이대형은 워낙 빠른 발을 지녀 박종훈 감독이 마음만 먹고 그를 대주자로만 활용해도 충분히 도루왕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서 박종훈 감독은 "현재 타격 슬럼프로 경기를 제대로 못 나가고 있다. 그러나 컨디션만 회복한다면 언제든지 도루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스스로 타격 슬럼프도 극복하고 도루왕 타이틀도 지키라는 메시지였다.
올해 처음으로 LG 감독으로 부임한 박종훈 감독은 작은 것에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순리대로 자신의 노력으로 일을 해결하라는 뜻이다. 특히 LG는 지난해 박용택이 타격왕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타격왕에 올랐다는 이미지가 강해 이대형에게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상의 방법은 박 감독의 말처럼 이대형이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 출루율을 높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도루왕에 오르는 것이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