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L(55)씨는 최근 들어 자주 나타나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이 많다. 허리를 곧게 펴고 있을 때 통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걸을 때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구부러진다. 얼마 전부터 주변사람들에게 ‘꼬부랑 할머니’라는 놀림까지 듣는 지경이 되었다. 최근에는 다리까지 부쩍 저려와 걸음걸이도 불편하게 된 L씨는 전문의를 찾았고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아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노화로 인한 인대나 척추뼈가 굵어지고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의 축소, 혹은 신경자체가 두꺼워짐에 따라 신경이 압박 받음으로써 발생한다. 신경근의 압박은 디스크와 비슷한 하지 증상인 다리통증이나 마비가 나타난다. 특히 고령자의 신경은 이러한 압박에 더욱 취약하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활동 즉, 허리를 펴는 자세에 따라 악화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뚜렷한 신경근의 분포에 따른 하지 방사통이 아닌, 전반적이고 모호한 하지 증상을 보이는 이유는 하나의 신경이 아닌 마미총에 존재하는 많은 신경이 동시에 압박을 당하기 때문이다. 하지 통증의 분포 부위는 주로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인데, 대부분의 병변이 하위 요추 분절에 발생한다. 이외에도 이상 감각을 동반한 저림 또는 무감각 등의 경한 감각증상이 흔히 동반되기도 한다.
신경 압박이 오래 기간 지속되면, 신경 내 부종과 섬유화가 발생한다. 이렇게 심한 상태가 되면 하지에 근력 약화가 발생하게 되므로 악화되기 이전에 수술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누리병원 임재현 의무원장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평평하고 단단한 침대에서 더 아픔을 느끼지만, 디스크 환자는 탄력이 없는 단단한 침대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허리를 앞으로 굽히기 힘들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앞으로 굽히면 편해지지만 허리를 바로 펴고 서서 걸을 때 불편해진다. 이유는 앞으로 숙이면 허리디스크는 신경이 더 압박당하나 협착증은 신경구멍이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라고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차이를 설명한다.
이어 임재현 원장은 “통증의 완화와 악화가 반복되면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가지고 있거나 외상을 받게 되면 급속히 악화되기 쉬우므로 가급적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유합술은 말 그대로 낡고 병든 마디를 붙이는 수술로 척추유합술이란 위, 아래 척추 뼈 사이에 뼈 이식을 해 두 개의 뼈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이다. 불안정한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로 남아있는 요추의 다른 분절과 골반 엉덩이 관절의 보상기능으로 척추 한두 마디를 굳히더라도 허리의 움직임이 가능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2~3cm 정도로 작게 절개한 후 고정절차를 간소화한 미니척추유합술이 많이 시행된다. 국소마취로 이뤄지며 최소침습이기 때문에 근육파손이 적고, 흉터도 작아 근육 및 인대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른 편이다. 입원기간도 짧고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치료비 부분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임재현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에서 음식은 특별히 가릴게 없지만 담배는 요통에 좋지 못하다. 요통에 좋은 운동은 허리 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이나 수영 등이 좋으며, 장시간 한 자세로 있거나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은 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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