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면접관 태도 불쾌”
무시하는 말투 가장 불만
‘모욕 스터디’ 내성 쌓기도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공부 엄청 못했나봐.” “그나이 먹도록 뭐했나.” “외모 때문에 고생 좀 하죠?”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이모(여·25세)씨는 취업면접에서 ‘외모차별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씁쓸한 경험을 했다.
얼마 전 한 중견업체 경영지원팀에 원서를 낸 이씨는 1차 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학생티가 너무 많이 난다’ ‘그런 외모는 사회생활에 플러스가 안된다’ ‘외모 때문에 사회생활이 힘들 것 같다’는 황당한 말들을 듣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이씨는 “자신이 마치 ‘루저’ 같았다”며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일자리 얻으러 갔다가 가슴에 비수를 맞고 돌아오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면접시험을 본 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면접관의 태도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1일 취업포털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 들어 면접 경험이 있는 남녀 구직자 80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74.8%가 ‘면접관의 태도로 불쾌했던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구직자(78.1%)가 남성(71.7%)에 비해 불쾌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이 조금 높았다.
불쾌감을 주는 면접관의 태도로는 ‘무시하는 듯한 어투’가 4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면접장에서 이력서를 처음 검토하는 듯한 자세’(23.3%), 반말(10.4%), 답변 중의 다른 질문(9.8%), 흡연(4.5%) 등이 꼽혔다.
불쾌한 질문 유형으로는 학벌·출신학교가 35.5%를 차지했고 외모·신체사항(15.2%), 이성친구·결혼여부(13.2%), 부모직업 등 가족 관련(12.8%), 상세한 개인신상(7.1%), 주거형태(6.6%), 종교·개인취향(3.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의 압력면접이 강화되면서 이색 스터디그룹도 속속 생겼다. 최근 대학가에 등장한 ‘모욕 스터디’는 참가자끼리 서로 말 실수나 약점을 꼬집어내 모욕을 주는 학습모임이다. 면접에 대비해 말실수나 신체적 약점을 집요하게 꼬집어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공격적인 질문을 앞세워 면접생의 ‘내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실제 압박면접에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고육지계인 셈이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의 한 장면이다. 지방대 출신의 취업준비생인 세진(정유미 분)이 모처럼 얻은 면접자리에서 다짜고짜 “춤을 춰보라”는 면접관의 요구에 무반주에 박자까지 넣어가며 춤을 추는 스틸컷으로 일명 ‘88만원 세대’의 사회적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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