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7억' 유창식과 한화의 기대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02 07: 11

구단 역사를 바꾸는 동시에 역대 신인 계약금 순위로도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광주일고 좌완 에이스 유창식(18)이 자신을 신인 지명 전체 1순위로 선택한 한화 이글스와 계약금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화는 지난 1일 유창식과 계약금 7억원, 연봉 2400만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유창식의 계약금은 2006년 KIA 투수 한기주(계약금 10억원)에 이어 역대 신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액수. 팀내에서는 2006년 유원상(24, 투수)이 받은 5억5000만원을 뛰어 넘는 최고 대우로 기록됐다.

 
그동안 한화는 타 구단에 비해 신인 투자액이 적었던 팀이다. 1차지명 시절 연고팀에 아마추어 무대를 뒤흔드는 유망주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데도 이유가 있었으나 2차지명에서도 많은 선수를 지명하지 않고 먼저 '미지명'을 이야기하던 팀이 바로 한화. 최근 들어 한화에 병역 해결이 급한 선수들이 많은 가장 근원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신인에 상대적으로 박하다 싶었던 한화인만큼 유창식에게 7억원의 거액을 계약금으로 제시한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게 한다. 사회 원리 상 계약금을 실제 가치의 10% 이하로 걸어놓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가 유창식을 '미래의 굳건한 에이스'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올해 초만해도 유창식이 이 정도의 고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현장의 야구인은 많지 않았다.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일찌감치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던 덕수고 김진영과 관련지어 고교 무대에 대해 냉정히 이야기했다.
 
"김진영의 계약금 120만 달러면 세금 등을 제외하더라도 90만 달러(한화 약 10억 7000만원) 이상이 선수 측에 돌아간다. 국내 무대에서 그에 상응하는 만큼 투자할 유망주가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5억원 이상도 장담하기 힘들다". 전 구단 스카우트들의 의견이 대동소이한 상황인만큼 반 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7억원 계약을 이끈 유창식의 성장세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최고 146km의 직구에 예리한 슬라이더, 여기에 직구마저도 완급 조절하는 노련함을 자랑하는 만 18세 좌완. 그만큼 스카우트가 바라보는 시선도 점점 높아진 것이 사실.
 
현재 유창식에 대한 구단과 팬들의 기대감은 대단하다. 오는 3일 은퇴식을 갖는 '대성불패' 구대성이 자신의 등번호인 15번을 영구결번 하지않고 유창식에게 물려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유창식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게 한다. 미디어 또한 홀어머니 슬하에서 바르게 자라난 청년 유창식에 집중하고 있으며 한화 팬들은 류현진과 함께 당장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투수로 자라주길 바라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는 동시에 '명불허전'이라는 말도 함께 존재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 계약금 7억과도 비교할 수 없는 어머니의 정성과 스스로의 노력 속에 당해년도 최대어로 프로 무대를 밟은 유창식이 기대에 걸맞는 활약으로 리그를 쥐락펴락하는 투수가 될 것인가. 해답은 앞으로도 힘차게 원 궤적을 그릴 그의 왼 어깨와 더욱 바쁘게 뛸 심장에 달려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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