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박경완, "올 시즌 팀 내 MVP는 YOU"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9.02 07: 10

"올 시즌 SK MVP는 박경완이다" VS "무슨 말씀을…진짜 MVP는 감독님이시다".
SK 와이번스 김성근(68) 감독과 그의 '애제자' 박경완(38)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올 시즌 SK가 정규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과 최우수선수(MVP)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서로를 지목했다.
먼저 김성근 감독이 박경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시즌 초 팀의 위기 순간이 있었다. 아마 그 순간 박경완이 없었다면 팀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SK는 박경완의 든든한 안방살림 덕분에 시즌 초 연승을 달리며 독주 채비를 구축했다.

SK는 2일 현재 74승 41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1위를 향해 순항 중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2위 삼성(72승 1무 46패)에 2경기 차까지 추격을 당했다. 그러나 최근 8경기에서 7승1패로 고공행진을 달리며 이변이 없는 한 SK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박경완이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며 올 시즌 MVP로 박경완을 선택했다.
박경완은 올 시즌 111경기에 출전해 2할6푼1리의 타율과 14홈런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중심타선에 설 만큼 파괴력은 떨어졌지만, 베테랑답게 중요한 순간마다 결승타를 날리는 알토란급 활약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흥미롭게도 박경완은 김 감독과 대화를 나눈 곳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의자에 앉아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경기 전 볼배합을 머릿속으로 구상하는 듯 했다. 박경완에게 다가가 "감독님께서 MVP로 꼽았다"고 말하자 "에이, 나는 아니다. 우리 팀 MVP는 김성근 감독님이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박경완은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그는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며 "감독님이 진정한 MVP시다"고 말하며 김성근 감독이 앉아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박경완의 말처럼 SK는 후반기 선발 투수진이 무너지며 고전했다.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글로버는 퓨처스(2군)에 머물고 있고, 송은범은 마무리로 돌아서며 구위를 회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무리름 맡던 이승호가 선발로 전환했다.
여기에 팀의 핵심 타자인 박정권과 박재상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잠시 이탈했다. 다행히 박정권은 복귀를 했지만 여전히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박재상은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즉, SK의 최대 장점이던 투타의 균형이 깨지면서 쉽게 1위를 할 것 같았던 SK도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과 박경완이 서로에게 MVP를 주기엔 아직 이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박경완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KIA에 패했다. 박경완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고 벤치에서만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그쳤다.
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패배의 한이 여전히 마음속에 맺혀 있는 만큼 MVP 시상식은 정규시즌 최종전이 아닌 한국시리즈 결과에 따라 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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