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욱, 서울의 새로운 ‘톱 기어’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9.02 07: 53

“빙가다 감독도 벤치에 앉을 수 없고 데얀도 못 뛰는 상황이라 걱정이 많습니다”.
지난 1일 저녁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FC 서울의 관계자가 꺼낸 얘기다.
지난 주말 수원 삼성에 완패하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데얀이 결장했고 자책골로 흔들리는 김진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처지였다. 여기에 넬로 빙가다 감독도 징계로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포항은 최근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질주하고 있으니 걱정은 당연했다.

특히 이타적인 플레이로 서울을 이끌고 있는 데얀의 빈 자리가 그만큼 크다는 판단이었다. 전형적인 골잡이의 움직임은 아니지만 서울의 공격을 이끄는 선수는 분명히 데얀이다. 최근 경기 연속 득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올 시즌 서울이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불안한 모습이 엿보이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최태욱의 발끝에서 깔끔하게 사라졌다. 월드컵이 끝난 뒤 7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한 최태욱이 장기인 자신의 빠른 발로 포항의 수비를 휘저은 것. 감각적인 돌파로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트리더니 불과 19분 뒤에는 정조국의 추가골까지 도우면서 서울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김형일의 자책골을 이끌어낸 것도 최태욱이었다.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도 최태욱의 활약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관중석에서 최태욱의 활약상을 지켜봤던 빙가다 감독은 “항상 그 자리에서 잘하는 선수인데 오늘은 더욱 대단했다. 내가 바라던 활약 그 자체였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평소 특정 선수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빙가다 감독이었기에 그 만족감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최태욱은 아직 자신의 활약상에 만족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친정팀 서울의 우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과 ‘40-40’이라는 숙제가 그에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서 전성기를 맞았던 최태욱이 여전히 성장이라는 목표를 자신에게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또한 최태욱의 이런 도전 의식이 반가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서울이 최태욱을 영입한 이유가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조각에 대한 갈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태욱이 최고속으로 질주하는 ‘톱 기어’로 활약할 때 서울의 바람은 실현될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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