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을 남몰래 흠모해오던 당신에게 어느 날 정체 모를 누군가가 명함을 건넨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랑을 이뤄드립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은 시라노 에이전시를 배경으로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의 사랑을 대신 이뤄주는 이들의 활약을 담은 작품이다. 말만 들어도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 비법을 가졌기에 다른 사람의 사랑을 완성하도록 돕는다는 걸까.
지난 1일 ‘시라노’가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첫 느낌은 잘 짜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라는 것과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는 것. ‘시라노’는 영화 곳곳에 관객을 웃음 짓게 하는 장치들을 마련해놓고 폭소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한 번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상황 설정 및 세심한 대사로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비중 있는 조연들은 영화의 재미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다. 첫 번째 의뢰남으로 등장한 송새벽은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선아(류현경)를 보고 첫 눈에 반했지만 말 한 번 건네 보지 못한 연애 숙맥 현곤을 연기했다. 어눌한 말투와 어리바리한 행동으로 영화 초반 웃음을 책임졌다.
이와 함께 “제갈량이 남동풍 부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여기(무릎)가 쑤셨기 때문이지”, “난 애드리브 치는 사람이 제일 싫어” 등 입에 착 달라붙는 대사와 코믹한 표정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박철민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보배다.
감동적인 장면도 여럿 보인다. 운명처럼 나타난 여인 희중(이민정)에 마음을 빼앗긴 상용(최다니엘)이 “그 사람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며 울부짖는 부분이나 미리 짜인 로맨틱한 대본 없이 “사랑한다”는 진심을 고백하는 씬 등은 관객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적시기 충분하다.
에이전시 멤버들의 뛰어난 협업 능력도 ‘시라노’만의 매력이다. 마치 연극을 구성하듯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세팅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외의 사건들을 막기 위해 실시간 소통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로맨틱 전문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김현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오는 16일 전국 동시 개봉한다.
rosecu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