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폐가’가 공포영화라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 흥행 중인 가운데 영화사 측이 성공 비결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의 성공을 가능케 한 가장 큰 이유는 실제 폐가다. 리얼 호러라는 장르에 맞게 경기도에 위치한 귀신들린 집에서 전체 촬영분 중 90% 이상을 진행했던 것이 영화의 리얼함을 살리는 비결이 됐다.

촬영 장소의 중요성을 안 제작진은 다른 무엇보다 폐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두 달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50여 채가 넘는 폐가를 둘러본 이후 귀신이 목격됐다는 집을 선정했다. 특히 사택이나 기숙사, 공장 등으로 사방이 막혀있는 묘한 아우라가 공포감을 형성해 최종 촬영지로 확정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충무로의 어느 미술팀도 만들어낼 수 없는 디테일과 섬뜩한 공포의 아우라를 화면 안에 담아낼 수 있었다.
기존 공포 영화의 공식을 깬 것도 흥행 비결 중 하나다. ‘폐가’는 기존 학원 공포물이나 괴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체험 형식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다.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그 원인을 추적해보니 원혼의 한 맺힌 사연이 있었다’는 한국 공포 영화의 반복적인 공식을 뛰어넘어 리얼 호러라는 색다른 장르를 시도, 공포영화 시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제작보고회 대신 영화 대박 기원과 원혼들의 넋을 달래기 위한 위령제를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하기도 해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폐가’가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영화라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여름은 ‘이끼’를 시작으로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등 피가 낭자하는 잔혹함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은 작품들이 유독 많았다. 시기적인 특성상 7월, 8월은 청소년들이 방학을 하는 기간이라 극장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데 반해 극장가에는 이들이 볼 수 없는 영화들만 가득했던 것.
이런 영화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리얼 호러 ‘폐가’는 핏빛이 넘쳐나는 잔혹한 공포가 아닌 실제 귀신들린 폐가가 주는 섬뜩한 무드와 아우라로 15세 이상 관람 등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개봉해 전국 관객 20만을 돌파하며 절찬 상영 중이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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