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흙으로 만들어진 토기는 뜨거운 음식이나 차를 담았을 때 빨리 식지 않으며, 찬 물질을 담았을 때도 쉽게 미지근해지지 않는 은근한 품성을 가졌다. 품성은 모양으로도 전해져 외형도 무던하고 차분하다. 토기 가운데 특히 사발과 찻그릇은 그 전형이다.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고 참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 늘 잔잔하고 넉넉하다.
결코 튀지 않은 그릇 사발과 찻잔을 중심에 세운 전시 ‘화․목․토’(火․木․土)가 서울 인사동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 15일까지 열린다. 청강문화산업대학 도자디자인과의 전공동아리인 ‘흙이랑’이 여는 다기전이다. 참나무 장작을 땐 전통가마에서 소성된 사발을 주요 테마로 잡고 식탁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사발과 접시, 찻잔 등 다양한 다기작품들을 선보인다. 도자기를 구울 때 가장 기본적인 구성인 불, 나무, 흙이 도자예술의 기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시 주제를 ‘화․목․토’로 했다.
학부생들과 심화과정 학생, 졸업생 등 10명이 참여한 전시는 도자학계에서 기와 예를 갖춘 장인으로 평가받는 신철 교수가 기획했다. 편의성만을 도모한 1회용 그릇이나 녹이기 전엔 결코 없어지지 않는 플라스틱 그릇으로부터 지구환경을 지키자는 취지가 반영됐다. 또 작가가 직접 손으로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흙그릇의 미학적 의미도 알리고자 했다.

전시에선 작품의 구매도 가능하다. 1점당 2만원대로, 판매 수익의 50%는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uanoh@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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